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농협, 수협 등이 정부가 은행권 부실을 막기 위해 조성 중인 `은행권 자본확충펀드'를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고승덕 의원이 주재한 한나라당 `경제위기극복 종합 상황실' 금융팀 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당 정책위 관계자가 전했다.
자본확충펀드는 정부가 한국은행.산업은행의 대출 및 기관.일반 투자자의 출자로 조성할 20조원 규모의 펀드로, 은행 자본을 늘려주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정부의 경영권 간섭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금융위는 보고를 통해 "우리은행은 펀드를 받겠다는 입장이고 기업은행과 농협, 수협도 활용하겠다고 밝혀왔다"며 "나아가 광주은행, 전남은행, 전북은행도 자본확충을 받을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다만 신한은행, 국민은행은 자체 자본확충이 가능해 1차 자본확충펀드는 받지 않겠다고 했고, SC제일은행과 시티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등도 스스로 자본확충을 한다는 입장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또 금융위는 "하나은행은 `다른 은행이 받으면 받겠다'는 상황이어서 하나 측에 `스스로 잘 판단하라'고 했다"면서 "외환은행도 스스로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1차에는 5조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시중 금리 수준을 적용해주는 만큼 기관이나 일반 투자자들을 충분히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자본확충펀드 활용에 따른 은행들의 경영권 간섭 우려에 대해서는 "은행들에 경영권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금융위는 부동산 가격이 현재 최고점을 기록했던 2006년 말 대비 10여% 떨어진 상태이나, 하락 폭이 20%를 넘어설 경우 시중 은행들이 주택 담보대출 연체로 인한 타격을 버틸 수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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