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가 1998년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으면서 러시아펀드가 바닥없는 추락을 지속하고 있다.
24일 펀드 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러시아펀드 20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22일 기준으로 -80.16%를 기록, 투자 원금의 5분의 4가 증발했다.
이는 같은 기간 평균 수익률이 49.57%인 해외주식형펀드(768개) 중 최악의 성적이다. 대부분 해외펀드들이 속도가 빠르진 않아도 바닥권을 벗어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러시아펀드는 수익률 악화가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JP모간러시아주식종류형자 1A'의 경우 1년 수익률이 -85.06%까지 추락했으며, 러시아펀드 중 가장 양호한 'CJ러시아플러스주식형자 1-C 1'도 -69.69%에 머물러 있다.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주식형자 1(CLASS-A)'는 -79.16%, '우리CS러시아익스플로러주식 1ClassA1'는 -77.38%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작년 말 급락세가 진정되는 듯했던 러시아 증시는 우크라이나와 가스분쟁 등의 악재와 맞물려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다시 곤두박질치고 있다.
러시아 증시의 RTS지수는 작년 5월 중순 사상 최고치인 2,498.10까지 치솟았다 21일 현재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인 535.40으로 79% 급락한 상태며, 새해 들어서만 14%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유가 급등과 함께 대표적인 자원부국 펀드로 급부상한 러시아펀드는 국부의 원천인 원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으며, 그루지야 전쟁으로 인해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시장 일각에선 러시아펀드의 수익률 악화가 지속되면서 디폴트 선언 당시 러시아 국채에 투자했다 원금을 전액 날린 러시아펀드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당시 러시아 증시는 85%까지 폭락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원자재 가격 급락에 전쟁 등으로 인한 대외신인도 추락이 러시아의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지만 외환보유고가 외채를 상환할 수준은 되기 때문에 디폴트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평가 정도가 심해 증시도 추가 급락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복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 매력은 낮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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