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6일 "북한에 대한 추가 에너지(중유) 지원을 이달 말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 외무부 프레스룸에서 열린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말하고 6자회담 동북아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 의장국으로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주어진 몫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달 안에 중유 공급이 완료되면 6자회담 당사국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것이 된다."라면서 "이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다음 단계로 가는 조건을 만드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는 북한에 제공할 3차분 중유 5만 t에 대한 선적 작업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북핵 검증의정서 마련을 위한 베이징(北京)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 직후 미국 측이 주장한 대북 중유 제공 중단 합의설을 강력히 부인하면서 6자 비핵화 합의에 따라 북한에 대한 연료 공급을 계속할 것임을 약속했다.
당시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이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당사국 간의 합의에 대해 완전히 상반된 해석을 내리고 있다."라면서 "당사국들은 6자회담 합의 사항을 반드시 이행해야 하며 이는 북한에도 해당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실무그룹 의장국으로 앞으로 동북아 평화안보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지침의 초안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달 중순 모스크바에서는 6자회담 당사국들이 참여하는 동북아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라브로프 장관은 새로 출범하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와의 관계에 대해 "양국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의제가 필요한 것 같다."라면서 "오바마 당선인이 국제 금융위기라는 엄청난 문제를 안고 출발하는 만큼 미국의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 추구보다는 이 위기를 다루는 데 집중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우선시해 양국 간 긴장을 고조시키지를 않기를 바란다."라면서 "새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관계가 더 긴밀히 협력했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유럽에 가스 대란을 불러온 우크라이나 간 가스 분쟁에 대해서는 "시장 원리를 따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면서 "러시아 대통령과 총리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17일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집행위 관계자, 러시아 가스를 공급받는 유럽 국가의 대표들이 참석하는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번 회담이 현 교착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며 가장 현실적 방안이 될 것"이라며 관계국들의 적극적인 회담 참여를 촉구했다.
이밖에 라브로프 장관은 가자 사태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역할과 관련, "러시아는 하마스와 하마스에 영향을 주는 국가들에 적절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라면서 "이번 유혈 사태를 종식하려면 이집트 중재 휴전안을 당사국들이 받아들여야 하며 이란과 시리아는 하마스 자치정부를 설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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