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은행권이 임금 인상안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교섭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본격 실력행사에 나섰다. 하지만 6차교섭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성과 없이 종료됐다.
금융노조 조합원 수십여 명은 27일 임금협상 6차교섭 장소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교섭 전부터 회의장 복도를 가득 메우고 집회를 열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와 같은 (집회 없는) 형태로는 협상이 안된다고 생각해 오늘 집회를 열게 됐다"며 "은행의 수익 감소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 넘기는 사측의 태도를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6개 은행장들로 구성된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 교섭 대표단은 지난 13일 1시간 넘게 5차교섭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5차교섭에서 노조는 당초 요구한 8.1% 임금 인상안에서 한 발 물러난 5.9%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1.1% 인상을 제시해 파행을 겪었다.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은 교섭 장소로 이동하기 전 기자와 만나 "(노조가 제시한) 5%대 인상안은 여러 대안 중의 하나"라며 "적어도 지난해 수준의 인상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은행권의 임금 인상률은 3.3%로 이 중 0.3%는 사회공헌기금 조성으로 합의돼 실질 임금 인상분은 3.0%에 머물렀다.
이날 양측은 두 시간 가까이 교섭을 이어갔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교섭 초반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산은, 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연봉제가 적용되는 금융공기업과 호봉제가 적용되는 민간금융회사간 차이로 일괄 임금 협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노조는 오랫동안 산별 교섭을 실시한 은행권의 임금협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맞받아쳐 한 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결국 사측은 금융공기업과 민간금융회사를 구분하지 않고 단일 인상률을 제시했지만 인상률은 5차교섭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노조의 반발을 야기했다.
이날 사측은 5차교섭시 제시한 1.1% 인상안 보다 소폭 높아진 1.5% 수준의 인상을 제시한 반면 노조는 5.9%를 고수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협의 가능한 수준의 인상률을 제시해야 노조도 대안을 내놓을 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는 5.9%보다 낮출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7차교섭은 오는 9월3일 실시될 예정으로 양측은 앞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교섭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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