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대학생 마케팅 '대박'.. 그 이유는?
2013-08-30 07:42:00 2013-08-30 07:42:00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하반기에도 증권사들의 대학생 대상 마케팅이 한창이다. 증권·경제 강좌는 물론 공모전과 홍보대사 활동 등 종류도 다양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증권사의 경우 해당 이벤트를 통해 대학생을 미래 잠재 고객으로 확보하려 하지만 학생들은 그 증권사의 직원이 되길 원한다는 점이다. 한 이부자리에서 다른 꿈을 꾸는 일종의 '동상이몽'인 셈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다음달부터 뱅키스 대학생 홍보대사 7기를 모집한다. 홍보대사로 뽑힌 학생들은 3개월 동안 한국투자증권의 브랜드를 알리는 활동을 하게 될 예정이다.
 
삼성증권(016360)은 지난 23일 대학생 봉사단 프리젠테이션 경진대회를 열었다. '어린이를 위한 착한 소비교육 방안'과 '새로운 사회공헌 트렌드'를 주제로 팀별 프리젠테이션을 열고, 수상자를 선정했다.
 
대신증권(003540)은 다음달 2일부터 9주간 대학생과 일반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모의투자대회를 연다. 대학생 리그에서 가장 많이 참석한 동아리나 학과에는 수익률에 관계없이 아카데미 지원금도 지급한다.
 
이달 초 신한금융투자는 대학생,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리서치리포트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수상자는 다음달 6일 발표된다.
 
증권사들은 젊은 투자자 층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같은 대학생 대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잠재 고객을 유치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 대상 모의투자대회의 경우 해당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투자하는 것을 참가 조건으로 하기 때문에 자사 프로그램의 홍보 효과까지 도모할 수 있다.
 
한 증권사 홍보부 관계자는 "대학생 대상 마케팅은 장기적 관점에서 20대 투자자들을 잡기 위한 목적이 크다"며 "평소 주식 투자에 관심이 없던 대학생의 눈길을 끄는 한편 투자 입문을 우리 증권사에서 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생각은 다른 편이다. 해당 증권사의 고객이 되기보다는 취업을 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보다는 일단 스펙을 쌓기 위해 접근하는 경향이 높다는 의미다. 취업난이 극심한 가운데 인기가 높은 금융권 입사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취업을 준비 중인 조 모씨(27세)는 "증권사에서 여는 대학생 대상 이벤트나 공모전이라면 어떤 증권사든 상관없이 무작정 지원하고 있다"며 "증권사와 연계된 스펙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참가자에게 입사 우대 혜택을 주지 않더라도 여기저기 찔러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가만히 보면 사실 대학생 참가자들 중에는 우리 증권사의 '고객이 되겠다'는 사람보다 '직원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워낙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서 접근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업황 부진 탓에 주요 증권사 대부분은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를 진행하지 않았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하반기 공채도 시행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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