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에 사활 건 종합상사..본업 제쳤다!
종합상사 등 민간기업 가세..투자 10조원 규모로 확대
대우인터 미얀마 가스전..연간 3000억원 이상 영업익 창출
2013-09-11 14:27:33 2013-09-11 14:31:1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종합상사들이 '자원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며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경기 하강 등으로 물동량이 줄어든 데다, 제조기업들의 해외 현지 생산과 직수출 물량이 증가하는 등 영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무역업 마진이 1~2%로 급감한 탓이다.
 
무역업에 비해 오랜 기간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위험 리스크도 큰 편이지만, 성공 시에는 수익성이 크다는 점도 자원개발이 종합상사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게 된 이유다.
 
지난 2008년 이후 자원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자원 확보 경쟁이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자원개발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표현이 생길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달 말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는 로열더치쉘, 엑슨모빌, 시노펙그룹, BP, 토탈 등 5개의 자원개발 기업이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가 내놓은 '종합상사의 자원개발사업 어떻게 볼 것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공기업의 주도로 해외 자원개발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민간 에너지 기업과 대우인터내셔널(047050), LG상사(001120), 현대종합상사 등 종합상사들이 가세하면서 2002년 연간 6000억원 규모였던 해외 자원개발 투자는 지난해 10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보고서는 국내 종합상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해 리스크 대응능력이 내수 기업대비 우수한 수준으로 판단했다. 장기간 무역업을 영위하면서 금리와 환율리스크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온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위에 설치된 해상 생산플랫폼 전경.(사진제공=대우인터내셔널)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 6개 석유·가스 개발사업과 7개 광물자원 개발사업 등 총 13개의 자원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자원개발사업장 수 기준으로는 LG상사(18개)에 비해 적지만 총 투자 규모가 17억달러에 달하는 미얀마 가스전 프로젝트로 인해 전체 자원개발 관련 자산규모는 LG상사에 비해 크다.
 
미얀마 가스전은 올 7월부터 시험생산을 시작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량 상업생산에 돌입해 연간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소 가채매장량을 기준으로 25년 이상 생산이 가능하며, 이로 인한 누적 영업이익은 약 7~8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대우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 관련 자산은 총 자산의 27.5% 수준으로, 이중 미얀마 가스전이 전체의 75.7%를 차지하고 있어 포트폴리오 다각화 정도는 다소 미흡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LG상사는 국내 종합상사 중 가장 많은 자원개발 현장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오만, 호주 필리핀 등 11곳에서 자원생산이 이뤄지고 있으며, 2곳의 개발현장과 5곳의 탐사현장 등 전 세계 총 18곳에서 자원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상업생산 현장이 늘면서 개발수익도 2009년 이전(500억원 이하) 대비 1600~2000억원 규모로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의 경우 세전이익 중 70%를 자원 개발에서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사업인 무역업 비중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까지는 연간 4000억원 내외의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어서 자원개발 순수익액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내년 이후부터는 자원개발 수익규모가 3000억원 전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자원개발 순수익액이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종합상사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채권단 관리 기간 동안 보수적인 투자정책으로 인해 경쟁사에 비해 자원개발사업 규모가 작은 편이다.
 
현재 총 7개의 자원개발현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서캄차카 유전과 페루 유전 등 2곳은 경제성 부족 등의 이유로 청산 작업을 벌이고 있어 실제로는 5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 중 4곳이 생산단계에 있어 수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9년 생산을 시작한 예맨 LNG는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57억원의 수익이 발생했으며, 올해는 약 400억원 내외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베트남, 오만, 카타르 등 생산 현장에서도 연간 총 300~400억원의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탐사와 개발 단계를 거쳐 실제 생산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투자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생산에 성공할 경우 수익률이 높아 종합상사들의 시장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력 분야인 무역업보다 해외자원개발에 집중하는 종합상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