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지난 21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원 수사와 관련해 외압 의혹 등을 폭로한 윤석열 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다.
특히 24일 현재 검찰 내부에서는 윤 전 팀장이 지난 16일 정치 편향성 트위터 글을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국정원 직원 3명에 대한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는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먼저 영장 청구와 집행 단계에서 '전결규정'을 이유로 윤 전 팀장이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등 지휘부의 결재를 받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지난 서울고검 국감장에서도 논란이 됐었던 부분이다.
윤 전 팀장은 검찰보고사무규칙에 따라 체포영장의 신청과 집행을 차장 전결로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현재 여주지청장과 수사팀 팀장 신분으로 차장급이기 때문에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 의견은 조금 다르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모 검사는 "한 마디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윤 전 팀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 검사는 "윤 전 팀장이 맡은 사건은 주목도가 큰 사건으로 세세한 것 하나하나 모두 보고를 안할 수 없다"면서 "중요한 사건일수록 지휘부나 다른 검사들과 의견을 나눠야하는데 보고 후 수사팀의 의견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곧바로 영장발부에 나선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전 팀장의 서울중앙지검 내 직책은 팀장이지, 차장이 결코 아니다. 윤 전 팀장이 전결할 수 있었던 이유로 드는 사무규칙에 따라서도 위반인 행위"라고 "윤 전 팀장이 어떤 목적에서 보고를 하지 않고 영장을 발부받았는지 모르지만,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검사 A도 "사무규칙에 나와 있는 '차장 전결'은 서울중앙지검 내에 있는 1차장과 2차장, 3차장에 해당하는 단어"라면서 "윤 전 팀장이 어떻게 차장급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국감장에서 윤 전 팀장의 말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느꼈다"면서 "절차적인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수사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윤 전 팀장이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검찰 내부에서는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을 영장전담판사로부터 받은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A검사는 "국정원 직원들과 관련된 혐의는 곧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혐의와 같은 것 아니냐"라면서 "결국 사건이 병합될 가능성이 가장 큰데 이럴 경우 영장전담판사가 아닌 담당 재판부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피의자가 일단 기소되면 검찰의 무분별한 강제수사를 막기 위해 조사권이 검찰에서 법원으로 넘어간다.
대법원은 검찰이 피고인의 추가 혐의를 밝히기 위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서기 위해서는 담당 재판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판례를 내놓은바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같은 판례를 들어 영장전담판사로부터 발부받은 체포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을 통해 수집한 증거들이 재판과정에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의 모 판사는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원 전 원장 등의 혐의와 관련된 것이다. 이번에 강제수사가 진행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것이 아니"라면서 "재판부가 다루고 있는 피고인들에 대한 수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별건으로 볼 수 있고, 이 경우 영장전담판사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야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윤 전 팀장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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