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금융감독체계개편의 주요 쟁점이 소비자보호기구 분리에서 한걸음 더 나가 금융위원회 해체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학계 일각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최우선 조건으로 금융위 해체를 주장했지만 이젠 본격적으로 정치권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2일 국가미래연구원 주최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위한 워크숍'에는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 의원들까지 가세해 논의가 펼쳐졌다.
◇朴대통령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토론회 여·야 수뇌부 참석
이 행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라 불리는 국가미래연구원 행사에 여·야당 수뇌부 인사들 까지 참석한 것을 보면 뭔가 다른 움직임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금융감독원에서 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하는 정도의 미봉책이 아니라 지난 저축은행 사태와 최근의 동양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이 논의됐다.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당시 워크숍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설기구화하고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기획재정부의 예산기능을 따로 떼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즉, 현재 금융위의 국내금융정책 부문을 다시 기획재정부로 이관해 MB정부 이전의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체제가 부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장 의장은 또 "금융파트는 지난 '금융감독위원회'와 유사하게 금융감독 기능은 하나로 합치고 소비자보호기구 분리는 추후에 다시 논의해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주 발의될 예정인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금융위원회 설치법 개정안'과 궤를 같이한다.
시기의 문제일 뿐 여당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큰 틀에서 봐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그는 "영업행위 감독기구 분리에 대해서는 각계 의견이 많은데 중복감독의 문제점이나 금융회사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점은 좀 더 시간을 두고 논의해야 한다"며 소비자 보호기구 분리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해 시간적 여유를 두고 중복감독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함에는 동의했다.
행사에 참여한 다른 관계자는 "이와 비슷한 개편 논의는 지난 저축은행 사태 때도 있었지만 여·야 수뇌부에서 언급되는 것으로 볼 때 상당한 진척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정부기구개편이 있으려면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안건이 다뤄져야 하지만 현 국회 상황으로 볼 때 올해안에 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초에는 본격적으로 관련 안건이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일한' 금융위 vs. '일부 찬성' 금감원
이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금감원과 금융위의 반응은 서로 다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본의 '금융청'모델을 참고한 우리나라의 감독체계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형태"라며 "현재는 마치 산업통상부와 환경부가 같은 부처에 있는 것과 같다"고 현체계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논의 자체를 부인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부에서 주장하는 정부조직개편 통한 금융위를 분리하는 방안은 불가능하다"며 "이런 논의는 과거에도 있었다"며 완강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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