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망 이용한 철새 위치추적기 개발
동물 농작물 피해방지, 천연기념물 동물 복원 연구 등 기여
2013-11-19 12:00:00 2013-11-19 12:00:00
[뉴스토마토 이세중기자]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내 연구진이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추적시스템이 아닌 상용이동통신망과 국제 데이터로밍시스템을 이용해 세계 어느 곳에서나 야생동물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위치추적기(WT-200)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미래부는 이번 성과로 독수리, 두루미처럼 국가간 이동하는 철새들의 이동 비밀이나 도심지 출현 멧돼지 등의 피해방지연구, 반달가슴곰과 같은 멸종위기종의 복원연구 등을 수행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T-200 위치추적기는 연구개발 벤처 기업인 한국환경생태연구소에서 백운기 국립중앙과학관 박사의 개발연구와 SK텔레콤(017670)의 데이터로밍서비스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됐다.
 
연구팀은 SK텔레콤의 상용이동통신망(기지국)과 국제 데이터로밍시스템을 이용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사용 할 수 있게 개발했다. GPS 장비를 장착해 오차범위를 40m 이내로 개선했고, 야생동물을 1년 이상 추적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배터리 제어기술을 적용했다.
 
연구팀은 개발 WT-200의 성능 테스트를 위해 천연기념물 독수리를 대상으로 시험연구를 실시했다. 지난 1월8일 경남 고성에서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야생 독수리를 생포해 추적기를 부착했다. 독수리는 4월1일 휴전선을 넘어 북한 신평군 일대를 거쳐 몽골로 날아갔다. 몽골에서는 독수리의 중요 번식지인 동쪽지방 전역에 걸쳐 이동했고, 7개월 8일 만인 11월9일에 다시 한국 땅인 판문점으로 돌아왔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독수리 연구로 야생동물에 추적기를 부착해 1년 이상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한국을 넘어 북한, 중국, 몽골로 이동한 독수리의 정확한 위치정보를 수신할 수 있었고, 현재 독수리는 휴전선 일대에 머물고 있으며 계속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북상한 어린 독수리가 번식지 주변에서 서식하면서 어미들의 번식기술과 몽골의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간접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야생동물에 대한 위치추적 시스템의 세계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 규모다. 국내 시장은 50억원 규모지만 이번 시스템 개발로 수입대체효과는 물론 수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미래부는 예상하고 있다.
 
이한수 한국환경생태연구소 박사는 “향후 동물의 행동과 생리 연구를 위해 시스템에 조류의 이동고도와 방향 정보를 추가하고, 심장박동수와 체온을 측정하는 센서를 부착하는 성능개선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고래, 물개, 거북 등과 같이 바다에서 생활하는 해양 포유류와 파충류도 수중행동 측정 센서 등을 부착해 수중에서의 동물행동 정보를 원격으로 수신하는 기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운기 국립중앙과학관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위치추적시스템은 야생동물의 이동메커니즘 규명, 멸종위기종의 보전, AI와 같은 질병매개 동물의 이동예측, 사전예방 관리 등의 다양한 융합적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집된 야생동물 이동 정보는 국가 공공정보로서 국립중앙과학관의 국가자연사연구종합정보시스템(NARIS, www.naris.go.kr)에 구축된다.
 
◇WT-200를 이용한 독수리의 이동경로 및 월동지 행동권 분석. (자료제공=미래창조과학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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