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KBS가 수신료 인상을 의결한 데 이어 기자회견을 열어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적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어 국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KBS 길환영 사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KBS 수신료 조정안 기자회견'에서 수신료 인상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KBS 이사회는 전날 현행 2500원인 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의결했다. KBS 수신료는 지난 1981년 2500원으로 결정된 이후 32년간 동결됐다. 2003년과 2007년, 2011년에 각각 수신료 인상이 추진됐으나 야당의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
(사진=조아름기자)
길 사장은 "전체 재원 중 수신료가 37% 비중인데 현재보다 1500원이 올라가면 53%로 올라가고 광고 비중이 40%에서 22%로 낮아진다"며 "수신료 현실화 이후 연차적으로 광고를 줄여나갈 방침이고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 광고와 지역광고 폐지 등 획기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수신료가 1500원 인상되면 공사의 1년 수신료 수입은 지난해 대비 5851억원에서 9760억원으로 오른다"고 설명했다.
윤준호 KBS 수신료 현실화 추진단장은 "전체 재원중에서 수신료가 50%를 넘도록 하면서 공영방송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며 "그동안 재정의 압박으로 하지 못했던 공영방송의 공적 책임을 다하고 디지털 스마트시대, 미디어 빅뱅 시대에서 더 많은 시청자들을 위한 정보격차 해소 등의 혜택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KBS 수신료 인상안이 여야 추천 이사들 간 합의를 보지 못한 채 강행 처리된 데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이 수신료 인상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성명을 내고 "KBS 이사회가 임시이사회에서 수신료를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여당 이사 7인 단독으로 날치기 처리했다"며 "국민의 동의도 없이 국민 호주머니에서 3600억원을 일방적으로 뜯어가겠다는 선언"이고 비난했다.
이어 "KBS 이사들조차 100% 공감하지 못하는데 어느 국민이 막장수신료 인상을 공감할 수 있겠는가"라며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무조건 수신료를 올리고 보겠다는 것은 공영방송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조차 부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을 비롯해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단체들은 "KBS가 수신료 인상을 강행 처리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배신하는 것"이라며 "양심 있는 국민들과 함께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네티즌들도 SNS 등을 통해 반대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KBS 이사회를 통과한 수신료 인상안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60일 이내에 수신료 금액에 대한 검토 의견서와 수신료 승인 신청 관련 서류를 첨부해 국회에 제출하게 되고, 국회의 승인을 얻은 후 수신료 인상이 확정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