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빈곤층 실내온도 17.4℃ '냉골'..에너지복지 홍보도 시급
2013-12-23 13:24:33 2013-12-23 13:28:38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전국 8개 도시 빈곤층은 실내온도가 20℃를 못 넘는 냉골 속에서 겨울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빈곤층 10가구 중 8가구 이상은 '동계 전류제한기 용량확대 제도'를 잘 몰라 정부의 에너지복지 제도 홍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에너지시민연대가 올해 12월 서울과 부산, 순천, 평택, 포항 전국 8개 도시의 빈곤층 148가구를 대상으로 벌인 주거환경·난방·에너지복지 실태를 조사결과에 따르면, 에너지 빈곤층의 실내온도는 평균 17.4℃로 나타났다.
 
17.4℃는 정부의 동절기 에너지사용 제한조치를 받는 공공기관의 난방제한 온도(18℃)보다 더 낮은 수치. 또 실내온도가 외부 기온보다 낮은 경우도 8.8%에 달해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한 단열과 난방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조사 대상의 연령 분포는 60세 이상이 86.5%"라며 "80세 이상 노인가구도 36.5%고 전체 148가구 중 102가구(68.9%)는 독거세대"라고 설명했다.
 
소득수준을 보면 월 소득이 전혀 없는 가구가 42가구(28.4%)나 됐고 월 60만원 이하가 118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100만원 이하는 13가구, 150만원 이하는 2가구, 200만원 이하 1가구였다. 아울러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와 차상위계층 등 정부로부터 생계비를 지원받는 가구는 107가구(72.3%)로 지원금은 평균 35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소득계층별 에너지 소비지출 현황(2012년 기준, 자료=에너지경제연구원)
◇1분위=소득 하위 10%, 10분위=소득 상위 10%
 
이들의 전기요금은 평균 2만1000원으로 난방요금은 평균 8만1000원이었다. 난방 방식은 기름보일러가 39.2%, 전기장판은 16.9%였으며, 보일러 연수는 평균 9.9년이고, 76가구(51.4%)는 취사연료로 액화천연가스(LPG)를 사용했다.
 
특히 겨울철 난방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주택현황을 보면 30년 이상 노후주택이 61가구(42.2%)로 대부분이었고, 50년 이상 노후주택도 30가구(20.3%)나 되는 것으로 조사돼 에너지 빈곤층의 집수리를 비롯 시설개선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창문과 현관문은 금속 창틀이 26.4%, 단창 48%, 금속 문틀 35.1%, 20mm 미만의 일반문이 39.9%로 단열문제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조사 대상의 128가구(86.5%)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겨울철 전류제한기 용량확대제도'에 대해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전류제한기 용량확대는 겨울철 전기료를 못 내도 기본 생활가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기요금 체납 때 설치하는 전류제한기 용량을 기존보다 3배 늘린 것(220W->660W).
 
또 93가구(62.8%)는 '전기요금 복지할인 제도'가 기존 정률제에서 정액제로 변경된 것을 몰랐다고 답했으며, 42가구(28.4%)는 2015년부터 도입될 '에너지 바우처제도'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조사 시점인 12월은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인데도 조사 대상 대부분이 열악한 주거환경에 따른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었다"며 "에너지 빈곤층은 소득이 낮고 집의 효율도 떨어져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 비용을 지출하기 때문에 단편적인 제도는 물론 주택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지원하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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