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가 골자인 룰의 전쟁이 격화되는 이유는 이해관계에 대한 여야 간 셈법이 첨예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열린 두 차례의 재보궐선거에서 기초단위 무공천을 실시하며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라고 민주당을 압박하던 새누리당은, 주저하던 민주당이 전당원투표를 거쳐 이를 당론으로 확정하자 180도 말을 바꿨다.
현재 새누리당은 정당공천 폐지가 비록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을지라도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며 불가로 입장을 정리한 상황.
최경환 원내대표는 20일 "기초공천제를 폐지하게 되면 위헌 소지와 검증되지 않는 후보 난립으로 선거 후 지역사회 내에 극심한 갈등이 우려되고, 돈 선거 부활, 여성·청년·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계층의 출마 원천봉쇄 등 엄청난 부작용이 불 보듯 뻔하다"면서 "설마 공약을 했다 하더라도 이런 큰 부작용이 예상된다면 대안을 찾고 국민들께 솔직히 이해를 구하는 것이 용기 있는 정치이자 책임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사진=뉴스토마토)
반면 민주당은 김한길 대표가 오는 21일 오후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까지 내려가 정당공천 폐지 공약 준수를 촉구하는 영남권 결의대회를 갖기로 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안철수 의원도 지난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의 입장 번복은 스스로의 자기부정이고 정치 훼손"이라며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정당공천 폐지를 새누리당에 촉구했다.
여야가 정당공천 폐지를 놓고 이견을 보이는 이유는 6.4 지방선거와 관련이 깊다.
먼저 새누리당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이슈 및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열기를 등에 업은 야권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을 많이 진출시켰다는 점을 우려하는 눈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건재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굳이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폐지해 현역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이유가 없다는 계산에서다.
민주당 역시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정당공천 폐지가 새정치 구현을 위한 수단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의당의 반대 당론에서 보듯 이에 대한 견해는 야권 내에서도 일치하지 않고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편 안 의원의 경우에는 신당 창당과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인재 영입이 난항을 겪게 되면 전국 각지의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 후보자를 새정치에 부합하는 인물들로 채우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목진휴 국민대 교수는 20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무공천을 강력 촉구하고 나선 것은 "아마 창당 문제 때문인 것으로 저는 본다"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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