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연말 예산안 정국을 거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대선 불법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문제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무죄 판결로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여야의 입장차가 워낙 커 특검 도입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겨울정국'이 조성될 양상이다.
◇묘책 마련 부심 野..절대 불가 與
김용판 무죄 후폭풍이 국회에 상륙한 10일 여야는 특검 도입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당내 중지를 모아 특검을 관철시킬 묘책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김한길 대표는 "특검을 통해서 지난 대선 과정에 저질러진 불법 개입 사실들을 소상하게 밝혀 국민들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도 김용판 무죄 판결은 "특검의 필요성을 입증한다"며 2월 임시국회에서 야권이 공동으로 발의한 특검 법안 상정과 표결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절대 불가 방침. 정홍원 국무총리는 "국회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야권의 요구를 일축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시 야당들이 "대선불복 정쟁의 2막을 올리려 하고 있다"며 "재판이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정말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정 총리와 보조를 맞췄다.
◇현실적으로 특검 도입되기 힘들 듯
새누리당이 19대 국회의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는 현실은 야권의 단일대오 형성에도 불구하고 특검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든다.
앞서 민주당·정의당·안철수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특검 법안은 새누리당이 지금처럼 반대로만 일관해도 표결 처리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2월 임시국회 일정과 특검 관철을 연계하는 강경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10일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서남수 교육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것도 강경 드라이브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의사일정을 볼모로 삼으면 이번 회기에 처리키로 한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사태 국정조사와, 기초연금 여야정 협의체 등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부담이다.
이미 뽑아든 바 있는 해임건의안 카드도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로 사실상 자동 폐기 수순을 피할 수 없어 그 효과에 의문부호가 달린다.
◇'특검 찬성'하는 민심은 변수
이런 가운데 대선 불법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이 정치권이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현안인 것으로 나타나 '민심'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대표 안일원)에 따르면 국민들은 특검 도입 문제를 2월 임시국회에서의 가장 주요한 쟁점으로 꼽았다.
특검 도입이 28.4%로 응답자가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카드사태 대책 마련(20.1%)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16.3%) ▲기초연금법 처리(15%) 등이 이은 것이다.
특히 국민 53.8%는 특검 도입에 찬성한다고 대답해 반대(30.9%) 의견보다 22.9%p나 많은 것으로 조사된 대목은 정치권의 특검 논의 지지부진이 민심의 분노를 유발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당·정의당·안철수 의원과 시민사회·종교계 등 범야권이 '각계 연석회의'를 복원해 반격을 준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8일 양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휴대전화 가입자 1000명 대상 RDD 방식이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제공=리서치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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