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던 강남권 재건축 순식간에 '급랭'
재건축 규제완화 발표 후 급등했다가 '임대차선진화 방안' 후 하락
2014-03-17 15:29:40 2014-03-17 16:56:01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개포단지에 이젠 급매물이라고 할 매물이 없다. 현재 나온 급매물도 매도자에 확인할 때마다 가격이 달라지니 오늘 계약하는 물건이 급매물이다."(2월 21일 당시)
 
"거래는 거의 없는 가운데 가격은 매일 하락하고 있다. 요즘 분위기로 봐서는 계속 하락할 것 같은데 오래가지 않을까 걱정이다."(3월 17일 현재)
 
약 한달 사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의 개포공인 관계자의 말이다. 불과 한달,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뜨겁던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언제 그랬냐는듯 차갑게 식어버린 것이다.
 
정부 정책으로 호황기를 누릴 것 같던 강남 재건축 시장은 정부 정책에 의해 분위기가 돌변했다.
 
지난해 4.1부동산대책과 8.28전월세대책에 따라 연초 훈풍이 돌던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지난달 국토부 업무보고 후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지난 달 19일 발표된 업무보고에서 국토부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폐지하고, 소형 의무 비율을 자율화하기로 했다. 1가구1주택으로 제한되던 재건축 주택 공급도 완화했다.
 
업무보고 발표 직후 7억원 정도였던 개포시영 51㎡는 7억5000만원으로 뛰었고, 5억8000만원이었던 43㎡는 6억원에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개포주공 중앙상가 전경(사진=뉴스토마토DB)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주택임대차 선진화 방안 발표 후 매도자·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며 시장은 다시 얼어붙었다.
 
지난달 26일 정부는 월세 임대소득에 과세를 결정하고, 지난 5일에는 2주택 보유자의 전세 임대소득에도 과세를 하기로 했다. 3주택 이상 보유 또는 연간 임대소득 2000만원 이상은 종합과세대상이 되며, 2주택 이하 보유자로 연간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는 분리과세된다. 전세임대소득은 간주임대료로 환산해 과세한다.
 
세액 자체가 높지는 않지만 소득 노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거래가 위축,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다주택자가 많은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특성상 정부 정책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첫주 0.80% 올랐던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주 0.06% 떨어졌다. 강동구 역시 0.66% 상승에서 0.12%로 상승률이 둔화됐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0.58%, 0.43% 상승에서 0.30%, 0.10%로 상승률이 떨어졌다.
 
안현정 잠실주공5단지 공인 대표는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거래가 되고 가격도 많이 올랐는데 선진화 방안 이후 약세로 돌아섰다"며 "과세 방침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난주말과 비교해 오늘 1000만원씩 빠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점차 확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소득세 과세와 건강보험료 납부에 따른 부담이 체감되지 않아 불안감만 갈수록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채은희 개포공인 대표는 "소득세와 건강보험료를 내고 나면 은행에 맡기는게 더 수익률이 좋을 수 있다. 문제는 가시화되지 않아 상황이라 불안감이 더 크다는 것이다"며 "적어도 6월까지는 지금같은 분위기(약보합)가 이어질 것 같다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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