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내수 부진과 성장 정체로 고민에 빠진 제지업계가 사업 다각화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경기 불황에 내수부문 수익성은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스마트폰 사용량 급증으로 인쇄용지 시장의 성장세는 정체된 지 오래다.
이에 따라 각 기업은 수익성 높은 산업용지 설비 시설에 투자해 주력 사업을 돌리는가 하면 새로운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쇄용지 중 20만톤을 특수지 10만톤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솔제지(004150)는 약 500억원을 투입해 충남 장항공장의 인쇄용지 생산라인 일부를 개조해 산업용지 생산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한솔제지는 산업용지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특수지 가운데 감열지 분야로 전환 작업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실적 개선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환 완료 시 매출액은 변화가 없지만(인쇄용지 평균단가 100만원, 특수지 평균단가 200만원) 영업이익은 특수지가 고마진임에 따라 기존 대비 20% 내외의 증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쇄용지는 통상 영업이익률이 2~5% 내외로 저마진과 수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며 "반면 특수지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안정적인 수요증가와 13~18% 내외의 고마진 제품이라는 점에서 실적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무림그룹도 경남 진주공장의 지종을 라벨지 등 산업용 인쇄용지로 변경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무림페이퍼(009200)는 경남 진주공장에 500억원을 투자해 생산시설 일부를 일반 인쇄용지에서 산업용 인쇄용지(라벨지와 식품포장용지 등)로 바꿀 계획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해당 설비 업체를 선정해 관련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 진주공장이 인쇄용지 생산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보다 수익성 높은 지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며 "앞으로 라벨지·디지털 인쇄용지·식품포장용지 등 수요 상승이 예상되는 고부가가치 지종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문용지 전문생산 기업들도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신문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신문지 시장은 정점이었던 2007년(생산량 163만톤, 내수비중 64%)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타며 지난해에는 신문지 생산량이 152만톤으로까지 줄었다.
신문용지 전문 생산기업인 전주페이퍼는 라면 포장지 등 신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열병합발전소에 700억원을 투자해 에너지 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전주페이퍼는 비닐포장지에 알루미늄박을 입혀 만든 라면용지를 재생용지로 만드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친환경 제품인 데다 재료값이 저렴해 기존 포장비의 80% 수준에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2016년까지 700억원을 투자해 벙커C유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를 ‘바이오매스열병합발전소’로 바꿀 예정이다. 기름 대신 폐목재나 폐플라스틱을 사용해 제지 생산공정에 사용되는 스팀뿐 아니라 시간당 30㎿의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신문용지만 생산해오던
페이퍼코리아(001020)도 기존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제품포장지 등 산업용지와 광고용 필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페이퍼코리아는 2010년 3개의 신문용지 생산라인 중 2개를 산업용지 생산라인으로 바꿨다. 이후 전체 매출의 83.6%를 차지하던 신문용지 사업부문은 58% 까지 줄어들었고, 수익성 높은 산업용지 사업부문은 16.3%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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