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참사 발생 2주 만인 29일 "사고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었는데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사과한 것에 대해 집권 여당과 제1야당, 진보정당 간의 반응이 엇갈렸다.
함진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마음이 이와 같을 것"이라면서 "정부 당국은 국무위원을 중심으로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라고 박 대통령을 지원했다.
함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처럼 '국가개조' 수준의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오늘과 같은 비극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대통령이 제안한 '국가안전처' 신설을 비롯해 국민의 안전과 관련해 국회에서 논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여야가 협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야권을 압박했다.
한편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국정의 책임 있는 사람들, 대통령부터 야당 정치인까지 모두가 죄인"이라고 밝혔다.
김 공동대표는 "오늘이나마 박 대통령께서 사과의 말씀이 있었다고 한다. 국민들께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라면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모두가 자식 잃은 부모의 절절한 심정으로 더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우리가 국민께 용서를 구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박광온 대변인(사진)도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한민국을 안전한 국가로 개조하는데 여와 야를 따지지 않고 앞장서고, 정부와 국회를 구분하지 않고 협력하겠다"라고 말해 김 공동대표와 보조를 맞췄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사진=박수현 기자)
반면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왕이라도 그렇게 사과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로 직접적인 대국민 사과가 아니라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간접 사과'를 한 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회의장에서 한 진심을 느낄 수 없는 말 한마디를 국민은 결코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천 대표는 강조했다.
이정미 대변인 역시 "시기도, 형식도, 내용도 모두 부적절한 것이었다"라면서 "대한민국의 개조는 대통령의 인식개조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사과가 늦은 것은 더 이상 무엇이라 하지 않겠다"라면서도 "그러나 이번에도 어김없이 대통령은 국민 앞에 나오지 않았다"라고 박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이 대변인은 "윤창중 사건 때도, 대선공약 파기 때도, 간첩조작 사건 때도 대통령은 국무회의의 높디 높은 장벽 뒤에 숨어서 각료들 얼굴을 보고 사과 표명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아무리 대통령 발언 전문을 훑어보아도 '내 탓을 통감한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말을 찾아볼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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