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 덥썩 물었다간 '낭패'"
2009-03-11 13:25:00 2009-03-11 17:55:10
[뉴스토마토 박제언기자] 최근 미국 오바마 정부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지원 방침으로 바이오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벌써 '오바마의 입김'이 국내 바이오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란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며칠전, 미국에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제한이 풀린다는 외신에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바이오 관련주가 테마로 자리잡으며 상한가로 마감했던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현재 증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김칫국부터 마시는 꼴'이라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또 현재로선 미국 정책에 따른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줄기세포 관련 수혜주'를 선별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 무분별한 바이오 투자, 毒 될 수 있다
 
권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11일 "단순히 미래 전망만을 바라보지 말고, 임상시험에 근거한 상업화와 해외 진출 가능성 등을 고려한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바이오산업 중 줄기세포는 아직 시장형성 단계 이전인 초기 기술단계 사업이기 때문에 기술의 부침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보라 대신증권 연구원도 "바이오산업이 다른 산업과 융합되면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긴 하나 현재 주가는 실적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의 줄기세포 연구가 성공이 보장된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줄기세포 연구는 시장에 상용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투자에 리스크(위험도)가 크다는 말이다.
 
그는 "특히 바이오 관련주에 투자를 하기 전엔 해당 기업의 기술력과 상업화 능력, 매출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성종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사례를 들며 "지난 2000년 미국에서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재정 지원을 발표했을 당시 현지에는 바이오 버블이 있었다"며 "성과는 없었고 지금은 대부분 적자 상태의 기업이 허다하다"고 꼬집었다.
 
◇ 정책에 따른 수혜주 선별해야...
 
증시전문가들은 '줄기세포 정책'으로 다른 바이오 관련주까지 덩달아 움직여 더 우려하고 있다.
 
미국에서 줄기세포 지원 관련 소식이 나온 지난 9일 국내증시에서 줄기세포와 관련성이 떨어지지만 바이오 테마주로 분률된 이유만으로 제이콤, 산성피앤씨, 에스티큐브, 오리엔트바이오, 마크로젠 등은 상한가로 장을 마감한 적이 있다.
 
김나연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미국 오바마 정부의 줄기세포 지원에 대한 투자로 국내 바이오 업체가 덩달아 수혜를 받고 있다"며 "최근 바이오주 상승에는 거품이 없지 않아 옥석가리기가 수반돼야 한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줄기세포 투자도 무슨 줄기세포에 얼마만큼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줄기세포는 수정란에서 유입한 세포가 다른 세포로 분화할 능력을 지닌 배아줄기세포와 성인 세포를 이용해 치료를 맡는 성체줄기세포 등으로 나뉘어 연구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배아줄기세포와 관련 있는 기업으로 차바이오텍이 우회상장한 디오스텍, 제일약품, 삼진제약 등을 보고 있다. 또 성체줄기세포는 세원셀로텍과 메디포스트, 알앤엘바이오, 부광약품 등이 관련 있다고 분석한다.
 
김나연 연구원은 "세포치료제 관련주 중에서도 기술력 뿐만 아니라 판매가 수반돼 상업성이 있는 회사가 안전한다"고 당부했다.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empero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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