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최근 몇 년간 침체국면을 면치 못했던 국내 유아용품 업체들이 새로운 활로 모색에 적극 나서며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해외판로를 개척하는가 하면 유통방식과 채널 변화 등의 시도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출산율 저하에 해외 직구족까지 증가하면서 업황부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일 것이란 판단에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제로투세븐(159580)은 판매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는 최근 트렌드에 따라 '제로투세븐닷컴몰'이라는 온라인몰을 오픈하고 유연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아용품의 주요 소비층인 아기 엄마들의 활동 반경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한 전략이다.
실제로 제로투세븐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2년 12.7%에서 지난해 18%로 상승하면서 매출개선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온라인몰은 입점 수수료가 없는 만큼 매출 뿐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채널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추사랑'을 모델로 기용해 인지도 상승과 매출상승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제로투세븐의 대표 브랜드 '알로앤루'도 중국 진출 이후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고가 브랜드 이미지 확보에 성공하면서 향후 추가 라인업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아동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또 하나의 트렌드는 '멀티숍 확장'이다. 과거 유아용품 매장은 소규모 점포에서 단일브랜드를 전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브랜드 간 경쟁심화, 가두상권 침체 등의 문제에 봉착하면서 새로운 유통채널로 1~2년 전 부터 멀티숍이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업계 리딩 업체들은 대부분 멀티숍 형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으며, 올해도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아가방컴퍼니(013990)의 '아가방갤러리', '넥스트맘', 맘스맘의 '맘스맘', 참존어패럴의 '트윈키즈365' 등 대표 유아동 멀티숍들이 지난해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가방에서 전개하는 '넥스트맘' 매장 전경.(사진제공=아가방)
다양한 브랜드의 의류부터 용품까지 전 라인의 제품을 한 자리에서 비교·분석해 구매할 수 있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는 것이 멀티숍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다.
유아동업체 뿐 아니라 백화점도 멀티숍 전개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백화점 멀티숍은 프리미업 컨셉을 내세워 해외 고급 의류 브랜드부터 드레스, 수트 뿐 아니라 특색 있는 소품 판매 등을 통해 국내 업체들이 전개하는 멀티숍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멀티숍은 단순히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안일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판매방식으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대형 멀티숍은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로 가면서 점차 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멀티숍 구성 브랜드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을 경우,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키 수 있는 만큼 이에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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