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코스피가 전일 이벤트 데이를 무난히 넘겼지만 증시를 둘러싼 우려감은 여전하다. 대외적으로는 이라크 내전 사태가 악화됐고, 국내 시장에는 원·달러 환율 부담과 기관의 펀드 환매 압력이 자리잡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도 지난달 소매판매와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돈 가운데 일제히 하락 마감한 상황이다.
13일 증권가는 이날 오전 일본중앙은행(BOJ) 금리 결정과 중국의 지난달 산업생산, 소매판매 결과 등을 점검하는 가운데 코스피 조정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권했다. 전반적으로 중기 상승 추세가 유효한 만큼 조정 시 경기 민감 대형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우리투자증권-2000선 돌파 이후 기술적 특징
코스피가 2000선으로 올라선 이후에도 양호한 수급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의 환매 규모도 지난달 27일 이후 219억원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를 감안할 때 미리부터 추가 상승의 한계를 예단하거나 막연한 경계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특히 국내 증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내에서도 하위권에 머물러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오면서 부담이 커진 선진국 증시와 달리 국내 증시는 심리적, 기술적 부담이 상당히 미미하다. 2050선 돌파를 목표로 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은 여전히 무리가 없다.
◇삼성증권-주식 바스켓 담는 외국인에 주목
잇따른 외국인 매수세로 2000선에 안착한 증시는 재차 좁은 박스권에 갇혀 상승 탄력이 둔화된 모습이다. 특히 증시 고점 부근에서 어김없이 나타나는 주식형 펀드 환매 기조가 우리 증시의 특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결국 하반기 증시 투자를 위해서는 외국인 자금의 국내 시장 매수에 기대를 걸어볼 수 밖에 없다.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은 신흥시장 매수 여건이 지속된다면 국내 증시로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은 패시브 형태의 바스켓 매수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다. 향후 신흥시장 분산 펀드로의 매수세가 지속된다면 외국인 수급 여건이 개선되는 대형주를 주목해야 한다.
◇한양증권-예단보다는 대응이 적절
주요 이벤트가 무난하게 일단락됐다.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됐고, 금통위는 선제적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뉘앙스를 풍겼다. 동시만기 효과는 중립적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펀드 환매에 따른 기관의 제한적 운신 폭이 외국인의 매수 기조 효과를 반감시켰다. 이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지지선 하향 이탈로 수출주에 대한 실적 부진 우려는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이어 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감은 존재한다. 예컨대 중국의 미니 부양책 효과가 실물 경제에 점진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진 부분은 환율 부담 완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전략적으로 환율 변수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기보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양호한 유동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단보다 대응 차원에서 조정 시 경기 관련 대형주에 대한 긍정적 접근 전략이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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