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김모 씨(70세)는 주택연금 가입을 주저하고 있다.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시사하면서다. 주택연금 가입 이후 집값이 오르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김 씨의 머리를 스친다.
19일 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5월까지 2078명이 추가로 주택연금에 가입해 지난 2007년 7월 출시 이후 누적 가입자 수가 2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인 사람이 소유 주택을 담보로 평생 또는 일정 기간 매월 연금방식으로 노후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는 국가 보증 역모기지론이다.
예컨대 만 70세인 김 씨가 3억원짜리 집을 맡기고 종신형 주택연금을 선택하면 매월 99만9390원씩 받을 수 있다. 10년만 받는 확정형을 선택할 경우 월 수령액이 159만6040원으로 늘어난다.
김씨 같은 사람이 고민하는 대목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해 집값이 오르면 손해 아니냐는 것. 주택연금 가입 당시 집값을 기준으로 연금을 받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집값이 오르면 오른 만큼 추가로 받을 수 있고, 떨어져도 애초 설정된 연금액은 변화가 없으므로 손해를 보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장상인 주택금융공사 부장은 "DTI와 LTV 대책 이후 부동산 가격 변화를 관심 있게 보고 있으나 정부 의도대로 상승 여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주택연금 가입 이후 집값이 오른다고 해도 가입자 사망 이후 상속자에게 주택 처분 이후 남은 금액을 드리기 때문에 손해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권기둥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주택연금은 빚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고, 가입 이후 주택 가격이 오를 경우 해지했다가 다시 가입하면 연금액이 늘어날 수 있다"며 "이 경우 집값 상승분이 그동안 받았던 연금보다 많아야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가입은 집값이 상승할 경우 5년간 제한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 자녀 결혼이나 대학 등록금 등 목돈이 필요한 경우 일부는 미리 받고 나머지는 연금으로 받는 방식을 선택해도 된다는 조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1%도 안 되는 등 집값이 물가상승률 이하에서 움직이고 있는 데다, 정부가 LTV·DTI기준을 완전히 바꾸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 자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현금흐름이 부족한 경우 주택연금은 매력적인 상품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직장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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