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 만도로 전기자전거 통합..시장 변화 불가피
2014-06-25 11:11:55 2014-06-25 11:16:18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한라그룹이 각 계열사로 분리돼 있던 전기자전거의 제조·생산과 유통·판매 기능을 만도(060980)로 통합해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그간 자전거 전문업체 중심으로 꾸려졌던 시장 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은 삼천리자전거(024950)가 지난 2000년 첫 진출을 선언한 이후 알톤스포츠(123750) 등 주요 자전거 업체와 벨로스타 등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여기에 한라그룹이 지난 2009년 국책과제로 시작해 2012년 신사업으로 전기자전거 '만도풋루스'를 선보였다. 이달 들어서는 한라마이스터에 있던 전기자전거 유통·판매본부를 자동차부품 계열회사인 만도로 통합시키는 내용의 계열사 간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만도는 전기자전거의 개발, 제조, 생산, 유통, 판매 등 전 부문을 담당하게 됐다. 만도 관계자는 "생산·판매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해 국내외로 전기자전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하게 됐다"며 "모터와 알터네이터(교류발전기) 기술  등 자동차 기술을 바탕으로 도심형 개인 이동수단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업계는 한라그룹이 후발 주자임에도 대기업의 기술력과 든든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기자전거 시장의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는 눈치다. 기대감도 있다.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이 초기 성장단계에 있기 때문에 대기업의 참여를 통한 시장 확대를 노려볼 수 있게 된 것.
 
알톤스포츠 관계자는 "대기업의 사업 확장으로 가격, 디자인 등이 다양해져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이는 시장이 커지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자전거 시장에서도 그랜저, 소나타, 아반떼 등 다양한 제품을 고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존 업체들은 각 사별로 타깃이 각각 달라 대기업의 공세에도 점유율 측면에서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기자전거 시장은 전체가 1만대 수준의 판매량에 불과해 점유율 자체를 추정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400만원대 전기자전거와 달리 기존 업체의 제품은 100만원 초반대의 가격"이라며 "레저를 바탕으로 한 전기자전거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자동차 이외의 이동수단을 목표로하는 한라와 타깃층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관계자는 "아직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대기업의 영향력을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며 "기존 자전거 업체도 프레임 모양과 크기의 다양화 등 소비자의 욕구를 맞출 수 있도록 외형적 변화를 꾸준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만도와 비교해 떨어지는 기존 자전거 업체의 기술력에 대해 걱정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현재 자전거업계는 전기자전거의 핵심부품 가운데 프레임을 제외한 모터와 배터리를 외부에서 전량 조달받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전기자전거의 속도와 배터리, 모터 등의 중량을 견딜 수 있는 경량화 자전거를 만들 수 있도록 자전거 본체인 프레임 개발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프레임 기술을 토대로 모터, 배터리 등의 다른 산업과 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업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기자전거 세계보고서(EBW)에 따르면 2010년 3050만대 규모였던 전기자전거 시장은 지난해 3443만대로 20%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는 3700만대 수준으로 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국내 시장은 2012년 1만대, 지난해 약 1만5000대로 증가세는 보이고 있지만, 세계 시장 대비로는 여전히 왜소한 상태다. 한라의 가세로 시장이 요동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위)한라그룹의 '만도풋루스', (좌)알톤스포츠의 이스타S, (우)삼천리자전거의 팬텀시티. (사진=각 사)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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