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최근 비상장 주식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소식 등으로 장외시장에 시선을 옮기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정인 기업에 미리 투자해 공모주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외주식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외주식 투자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이정민(사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종합금융팀 장외주식담당 과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장외주식 투자 포인트와 유의점 등을 설명했다.
이정민 과장은 현재 골든브릿지투자증권에서 장외주식 중개를 하고 있다. 현재 62개 증권사 가운데 장외주식을 중개하는 증권사는 3곳 정도.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자체적으로 장외주식거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정민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종합금융팀 장외주식담당 과장 (사진제공=골든브릿지투자증권)
장외주식 투자자들은 장외주식정보·거래 전문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 프리스닥 등을 통해 대략적인 시세를 유추할 수 있다.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로 쉽게 거래가 가능한 상장 주식과는 달리 장외주식은 매수자와 매도자가 직접 거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보다 안전한 거래를 위해 전문 브로커나 증권사의 중개 서비스에 수수료를 주고 이용하는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 과장은 "이전에는 장외시장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요즘은 많이 열려 있어 브로커들도 늘어났고, 일부 증권사들도 리테일 부진 속에 장외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며 "최근 삼성SDS, 삼성에버랜드 상장과 카카오의 합병 소식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며 고객층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SDS의 경우 올 초 10만원대에 거래됐었는데 상장 발표 이후 현재 2배 정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장외주식시장에서는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조기에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선제적인 투자로 이익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종목의 가격제한폭도 없어 시장 가치가 즉각 반영된다.
하지만 장내시장처럼 기업에 대해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고, 정확한 재무 정보도 부족하기에 발품을 훨씬 많이 팔아야 한다. 장외시장에는 주로 벤처업체와 중소기업, 1차, 2차 협력업체가 포진돼 있다. 이 때문에 장외주식시장에 입문하려면 먼저 기업의 재무상태와 가치, 상장 가능성 등을 꼼꼼하게 검토하는 것이 필수다. 즉,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
이 과장은 "업체별 기술력은 판단하기 애매한 부분이 많기에 기본적인 회사의 재무상태를 따지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실제로 상장하지 못하게 될 경우도 있고, 예상 기업가치와 실제 기업가치의 격차가 클 경우 손해를 볼 수도 있기에 비공개 정보까지 적극적으로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외주식 시장에도 트렌드가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대기업 계열사와 더불어 요즘은 특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가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과장은 "장외시장도 장내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따라가는 편"이라며 "지난해에는 대기업 계열 제조업체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올해는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무 상태가 좋은 회사와 안정적인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관심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상장 주관사가 선정돼 있고 1~2년 안에 상장이 예상되는 업체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물론 장외주식 투자에 앞서 주의할 점도 있다. 위험 부담이 크다는 점을 인식한 신중한 거래와 장기투자, 세금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 과장은 "장내에는 변동성이 많고 쉽게 거래할 수 있는 반면에 장외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직접 거래하는 방식이기에 무엇보다 신중하게 거래해야 한다"며 "상장이 호재이긴 하지만 상장이 다 발표되고 나서 들어오는 고객들, 즉 고점에 들어오는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외주식 가격이 공모가격으로 직행하는 것은 아니기에 기대감에 높아진 가격 거품에도 주의를 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여윳돈으로 분산투자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개별 기업에 대한 정보접근성이 떨어지고 직접 거래로 거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등 투자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여윳돈으로 장외주식 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너무 무리하게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또한 상장 주식 거래와 달리 장외주식 종목을 매도해 수익을 냈을 경우 세금을 내야한다는 점도 명심해야한다. 이 과장은 "장외주식 매도시 양도소득세(대기업 20%, 중소기업 10%)를 내야하는데 만약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이후 가산세를 물게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반면 상장 후 장내에서 처분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장외주식은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과장은 "장외주식은 부동산 투자와 같다"며 "적어도 2~3년 정도의 긴 사이클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