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의 가파른 증가세가 음성통화 트래픽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보고서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증가가 음성전화 트래픽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스마트폰 도입 이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이동전화 통화량의 증가율을 둔화돼 왔다.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급증'..총통화량 증가세는 '둔화'
지난 2009년 애플의 아이폰이 도입된 직후 국내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월 430TB(테라바이트)에 불과했지만, LTE가 상용된 이후인 2011년 말에는 월 2만1186TB까지 증가했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통신정책국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기준 월간 트래픽은 9만TB를 넘어섰으며, 5월엔 9만8397TB에 이르렀다.
반면 이동전화 총통화량은 서비스 개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점점 둔화됐다. 심지어 지난 2012년에는 총통화량이 전년 대비 2.6% 감소하며 1057억분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데이터 트래픽 증가와 통화량 증가율 둔화 현상은 미국과 일본, 영국 등에서도 관찰되는 보편적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특히 데이터 트래픽 증가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월간 1.5EB(엑사바이트)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으며, CISCO는 오는 2018년에 15.9EB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기술방식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추이(단위: TB)(자료=미래창조과학부)
◇mVoIP·SNS 등 음성통화와 경쟁.."데이터 요금·플랫폼 전략 강화해야"
이에 KISDI 통신전파연구실의 김진호 연구원과 오기석 부연구위원은 데이터 사용량 증가가 통화량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한 경로들을 검토했다. 경로는 크게 ▲MIM(Mobile Instant Messenger) ▲mVoIP(무선인터넷전화) ▲SNS ▲모바일 콘텐츠 등 네 가지로 구분됐다.
카카오톡, 마이피플, 라인 등의 MIM 서비스는 무료에 가까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이용 편리성이 높아 기존의 SMS 서비스를 대체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MIM의 장점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간단한 대화일 경우 음성통화 대신 MIM을 이용하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음성통화를 대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mVoIP는 MIM보다 더 직접적인 대체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톡, 스카이프, 라인 등의 다양한 mVoIP 서비스는 기존 이동전화 대비 요금 경쟁력이 클 뿐 아니라 특히 국제전화의 경우 대체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요금제에 따른 mVoIP 이용 규제 등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mVoIP 역시 음성통화량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의 경우 mVoIP나 MIM과 같은 직접적 통신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부분적으로 가입자간 통신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간접적으로 음성통화량과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과 오 부연구위원은 "이들 서비스와 기존 음성통화량과의 대체관계는 자명하다"며 "뿐만 아니라 이질적인 서비스인 동영상·게임·음원 스트리밍 등 모바일 콘텐츠의 이용 증가도 음성통화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스마트폰 이용 시간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일정하다면 동영상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됨으로써 음성통화를 위한 시간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동일한 기기 내에서 시간경합성을 띠게 돼 음성통화와 경쟁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것.
보고서에서는 "추가적인 정교한 이론과 실증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스마트폰을 통한 각종 콘텐츠 수요 증가는 간접적으로 음성통화와 상관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 음성 발신통화량 추이(단위: 백만분, %)(자료=정보통신정책연구원)
결국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더욱 증가하겠지만 제도와 요금 등의 조건이 일정하다면 향후 이동전화 통화량은 과거와 같이 가파르게 증가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김 연구원과 오 부연구위원은 "통신요금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미 통신사들이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제를 변경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대비해 소비자 이용패턴에 따른 준비와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네트워크 위주의 전략에서 플랫폼을 아우르는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플랫폼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네트워크 사업자의 이점을 기반으로 플랫폼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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