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릴레이 신장 교환이식 성공
2014-07-16 17:33:00 2014-07-16 17:37:24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삼성서울병원은 16일 국내 최초로 세 쌍의 가족이 연달아 신장을 주고받는 릴레이 방식으로 혈액형 불일치 조합을 포함한 교환이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교환이식은 가족이 환자에게 신장을 기증하려 해도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면역 거부반응 등 이식 실패의 우려가 클 때 성공 가능성이 높은 다른 환자와 가족을 찾아 신장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1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장기를 교환하는 행위 자체가 워낙 예민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의학의 발전으로 ABO 혈액형 불일치 이식수술이 널리 알려졌지만, 아직 교환이식에서는 한 차례도 없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이번에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을 교환이식 수술에 도입함으로써 최소한 의학적 부담감은 일선 현장에서 털어낼 수 있게 됐다"며 "평균 1732일이 걸리는 뇌사자 기증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식 대기자 1만 4729명에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이틀 동안 세 쌍의 이식환자와 가족이 신장을 주고받은 후 최근 퇴원했다.
 
세 가족은 그동안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면역 거부반응 등으로 가족 내에서 기증받을 수 없어 뇌사자의 기증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강상덕(48·여)씨는 지난 2012년 사구체신염 등이 악화돼 신장이식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남편으로부터 신장을 기증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남편에 대한 항체가 형성돼 있었다.
 
또 다른 환자 박인숙(60·여)씨는 당뇨로 신장 기능이 나빠져 2002년부터 투석을 하며 버텨왔다. 신부전으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2009년 가족으로부터 이식받기로 했지만, 강씨와 같이 항체가 형성돼 있었다.
 
세 번째 환자인 이언희(52·남)씨는 지난 2003년 남동생으로부터 신장을 한 차례 이식받았지만, 2010년부터 기능이 떨어져 투석을 다시 받았다. 투석을 받으면서도 몸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아내와는 혈액형 부적합 등 조건이 맞지 않았다.
 
최적의 조합으로 꼽힌 이들 가족 중 강상덕씨 가족은 불가피하게 혈액형까지 맞추기가 어려웠다. 강씨는 교환이식을 통해 극복이 비교적 가능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선택했다.
 
이에 강씨의 남편 허현선(52)씨는 박인숙씨에게, 박씨의 남편 권성대(60)씨는 이언희씨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이씨의 부인 나경순(47)씨는 강상덕씨에게 본인의 신장을 제공했다.
 
김성주 교수는 "우리나라 장기이식은 대기 환자와 비교해 기증자가 현저히 적고, 가족 간에도 교차반응 양성으로 나타나는 등 이식조건을 맞추기가 어렵다"며 "단일병원 내에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포함하는 적극적인 교환이식이 활성화되면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어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신장 교환이식을 받은 환자와 가족,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의료진. (사진=삼성서울병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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