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대부분의 쟁점에서 합의에 도달했다. 양측은 관세를 3년내 96% 이상, 5년내 완전 철폐하기로 했다.
그러나 관세환급, 농산물, 원산지 관련 쟁점 등 일부 이슈에 대해서는 양측 간 이견이 있어 협상의 최종 타결을 위해서는 양측의 주고받기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는 24일 한.EU FTA 8차 협상 결과와 관련해 "거의 모든 쟁점에 대해 협상단 차원에서 잠정적인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공산품 관세와 관련해 양측은 향후 5년 내 관세를 완전 철폐하되 우리나라는 40여개 민감 품목에 대해서 7년 내 관세 철폐라는 예외를 얻어냈다.
이에따라 EU 측은 자동차부품(관세율 4.5%), 무선통신기기부품(2∼5%), 냉장고(1.9%), 에어컨(2.7%) 등의 품목에 대한 관세를 협정 발효 즉시 철폐하고 우리 측은 자동차부품(8%), 컬러TV(8%), 냉장고(8%), 선박(5%), 타이어(8%) 등의 품목에 대해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의 경우 양측 모두 1천500cc 초과 중대형 승용차는 3년, 1천500cc 이하 소형은 5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
EU 측은 컬러TV(관세율 14%), 광학기기부품(6.7%), 순모직물(8%) 등을, 우리 측은 기초화장품(8%), 접착제(6.5%), 합성고무(8%) 등을 5년 내 관세철폐 품목으로 정했다.
우리 측은 또 기타 기계류(16%), 순모직물(13%), 건설중장비(8%) 등 40여개 품목에 대해 예외적으로 협정 발효 후 7년 내 관세를 철폐하기로 EU 측과 합의했다.
이에 따라 품목수 기준으로 조기철폐(즉시철폐+3년철폐) 비율은 우리나라가 96%, EU는 99%로 이는 한.미 FTA 당시 미국 측의 조기철폐 비율(91.4%)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양측은 지리적 표시의 경우 품목을 협정 부속서에 기재해 상호 보호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농식품의 지리적표시 보호수준을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의 포도주.증류주 보호 수준으로 강화하고 선행상표의 사용도 보장하기로 했다.
양측은 그러나 관세환급, 일부 원산지 관련 쟁점, 농산물 등 정치적 성격의 이슈에 대해서는 이번 8차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한.EU FTA 협상 초기부터 관세환급 문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뜻을 EU 측에 밝혀왔으며 이에 EU 측은 주요국과의 FTA에서 관세환급 문제를 양보한 적이 없다며 맞서왔다.
원산지 기준과 관련해 세번 변경기준과 역내생산 부가가치 기준을 병용해 원산지를 판정한다는데 의견 접근을 봤다. 우리 측은 부가가치 기준의 경우 역외산 부품 사용 비율을 45∼50% 안팎에서 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농산물 분야에서 EU로부터 수입이 많은 냉동 돼지삼겹살에 대한 관세 철폐 기간은 한.미 FTA(2014년 철폐) 보다 장기로 가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양측은 와인의 경우 한.미 FTA와 마찬가지로 즉시 철폐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잔여쟁점인 관세환급, 원산지 관련 내용은 협상단 차원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협상의 최종 타결 여부는 통상장관회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U 측 베르세로 수석대표는 "현재 협상이 많이 진척된 상황이지만 쟁점으로 남아있는 부분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타결을) 100% 보장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번 합의사항을 통상장관에게 보고한 뒤 오는 4월 2일 런던에서 한.EU 통상장관회담을 개최해 잔여 쟁점에 대해 논의한 뒤 협상 최종 타결을 추진할 방침이다.
양측은 우리측 이혜민 수석대표와 EU측 베르세로(Ignacio Garcia Bercero) 수석대표 등 양측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23∼24일 서울서 마지막 공식협상인 8차 협상을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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