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모멘텀 부재와 외국인의 매도에 이달들어 코스피 지수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팔고 기관은 사는 엇갈린 수급 속 장바구니에 담긴 종목들도 차별화 됐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2067선에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이날 2034선에 마감했다. 월별 기준으로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던 지수는 이달들어 1.66% 밀렸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524억원을 팔았고, 반면 기관은 1474억원을 순매수 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연이은 매도에도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가 2030선에서의 하방 경직성을 지켜내는 모습"이라며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행렬과 매크로 부진, 삼성전자의 실적 하향 조정이 가파른 상황에서 기술적 반등의 연속성을 담보하기는 무리가 있기에 하락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호재보다 리스크성 요인들이 확대되면서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추세적인 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뚜렷한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반면 기관은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매도를 지속하던 투신권에서 순매수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의 증시에 대한 인식 변화 때문"이라고 전했다.
9월 큰손들의 장바구니를 들여다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종목 가운데 두 매수주체의 공세를 동시에 받은 종목은 없었다. 외국인은 IT와 철강, 화학, 금융 종목을 주로 매수했고, 기관은 통신주를 비롯해 배당유망주 등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외국인은 이슈를, 기관은 실적을 좀 더 고려해 업종을 매매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백윤민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변화는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업종별 매수 패턴에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외국인은 최근 이슈가 발생한 운수장비, 유틸리티 업종 등에 매도 물량을 확대했고, 기관은 실적을 고려해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순매도를 지속하는 가운데 통신업종에 대한 매수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경우 실적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삼성전자(005930)를 5402억원 정도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샀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의 부진에 저조한 3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며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실적 모멘텀은 부진하지만 주가가 바닥에 근접해 가격 매력은 존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4년 9월1일~25일 외국인·기관 순매수 상위 10종목. 25일 시간외매매 제외 (자료=한국거래소, 대신증권 HTS)
9월 외국인과 기관이 팔았던 종목을 보면 두 수급 주체의 종목 선호도 차이가 뚜렷해진다.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이 다수 이름을 올리고 있고, 기관의 매도 상위 종목에는 외국인이 러브콜을 보냈던 종목이 절반 정도 차지하고 있다.
◇2014년 9월1일~25일 외국인·기관 순매도 상위 10종목. 25일 시간외매매 제외 (자료=한국거래소, 대신증권HTS)
외국인은 기관의 매수 상위 종목으로 꼽혔던 NAVER와 SK텔레콤, 아모레퍼시픽, KT&G, 한국전력, SK C&C를 집중 매도했다. 기관 역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샀던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았고, LG전자와 KB금융, POSCO, LG화학을 순매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한 종목은 최근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는
현대차(005380)였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신저가 행진은 한전부지 낙찰 이슈뿐만 아니라 환율 문제, 통상임금 확대 문제 협상 난항에 따른 불확실성 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기관은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012330)와
기아차(000270)도 순매도해 자동차주를 팔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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