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에게 건넨 미화 500만달러(당시 환율로 50억원)에 대해 스스로 `비자금'이라고 밝힌 사실이 드러나 주목된다.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3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2007년 8월 서울 S호텔에서 만났을 때)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던 도중 박 회장이 '홍콩에 비자금 500만 달러가 있으니 가져 가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정상문 전 청와대총무비서관도 동석했으며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을 준비하기 위한 논의가 폭넓게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 500만 달러의 대가성 여부에 대해 수사하고 상황에서 박 회장 스스로 이 돈을 비자금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처음 드러난 것이다.
강 회장은 이어 "노 대통령이 퇴임 후 농촌살리기 사업을 하고 싶어 하니 돈을 모아 보자고 말을 꺼냈더니 박 회장이 홍콩에 비자금이 있으니 500만 달러 정도 가져 가라고 제안했다"면서 "(박 회장의 제안이) 말도 안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해 헤어졌고 그 후로는 만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이 500만 달러의 성격에 대해 "자기(박연차 회장) 사업상 리베이트로 쓰려고 만들어 놓은 비자금 아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박연차 회장은 돈으로 권력을 산 사람이며 로비스트다"라고 비난한 뒤 "나하고는 가는 길이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매주 목요일 봉하마을에 가 노 대통령과 함께 점심을 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어제(2일)도 갔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회장의 500만달러에 대해) 본인과 관련 없는 일이라는 정도로 말했다"고 전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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