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쌍용자동차가 15일 해고자 고공농성과 관련해 "생명을 담보한 불법행위"로 규정 짓고, 극단적인 불법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고자 고공농성 사태 발생 3일 만에 초강경 입장을 내비친 것.
앞서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정책기획실장과 김정욱 사무국장 등 두 명은 지난 13일 새벽 4시께 쌍용차 평택공장 내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 이날 현재까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쌍용차는 고공 농성이 시작된 지 사흘 만인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비상식적이고 생명을 담보로 한 극단적인 불법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절대 타협하지 않고 단호히 대처하기 위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불법행위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매진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일반국민 누구로부터도 호응을 받을 수 없는 행태"라며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고, 불법 점거농성 및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13일, 2009년 해고된 쌍용차 노동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고등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사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국제 금융위기와 경기불황에 덧붙여 연구개발 투자 및 신차 개발 소홀에 따른 경쟁력 약화, 주력 차종인 SUV 세제 혜택 축소 및 경유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량 감소 등에서 비롯된 계속적·구조적 위기에 해당해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존재했다"고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이에 야권과 참여연대 등은 "깊은 유감", "비극"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경영진의 갑작스런 정리해고에 생활과 가정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는 비판도 잇달았다. 또 대법원이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 노동의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는 기업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5년 넘게 이어진 소송 과정에서 해고 노동자 2000여명을 포함한 시민단체들이 법원의 정당한 판결과 해고자 복직을 위해 지속적인 시위를 벌여왔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짙게 남았다.
정리해고가 통보된 직후인 2009년 5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소속 간부 3명이 평택 공장 굴뚝에 올라 농성을 벌였던 것을 시작으로 그해 600여명이 참가한 '77일간의 옥쇄파업', 171일동안 이어졌던 '철탑농성', 지난해 6월까지 서울 대한문 앞에서 이어진 천막농성 등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평택평화센터·평택참여자치연대 등 17개 시민단체들이 주도한 평택역 광장 천막농성은 올해 10월을 끝으로 867일간 지속돼 쌍용차 사태 이후 농성 최장기록으로 남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기간 2000여 해고자 중 26명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짙은 그늘을 드리웠다. 특히 암투병 중이던 해고 노동자 한 명이 고공농성이 다시 시작된 지난 13일 또 다시 숨을 거두면서 남은 해고자들의 시위는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이들은 죽음으로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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