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 배후 'K. Y'는 '김무성·유승민'..파문
12월 청와대 행정관 술자리서 처음 언급 나와
김무성 수첩엔 "두고 봐라 꼭 밝힌다" 적혀 있어
2015-01-14 01:52:30 2015-01-14 01:52:3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서 ‘청와대 문건’ 파문의 배후로 지목된 이니셜 K, Y는 김 대표와 같은 당 유승민 의원으로 확인됐다.
 
유 의원은 자신이 청와대 문건 파문의 배후로 거론된 방송 보도가 나간 뒤인 13일 오후 10시30분쯤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유 의원은 문자메시지에서 "지난 1월 6일 저녁 새누리당 의원들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청와대의 모 인사가 '문건의 배후는 김무성, 유승민'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너무나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똑같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언론에 보도된 만큼 모든 게 사실대로 빨리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건파동 배후는 K,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적힌 자신의 수첩을 꺼내보고 있다.ⓒNews1
 
청와대 문건의 배후로 K, Y가 처음 언급된 것은 음종환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이 배석한 지난 12월18일 술자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술자리에는 음 행정관을 비롯해 일부 청와대 행정관들이 있었고, 이들 중 한 명이 ‘청와대 문건’ 파문의 배후를 파고 들어가 보면 K, Y, 즉 김 대표와 유 의원이 있다고 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은 조응천 전 공직기강실 비서관이 공천에 상당히 뜻이 있었다는 소문과 관련이 있다. 조 전 비서관은 대구 출신으로 유 의원과 가까운 사이였고, 조 전 비서관이 유 의원과 가까운 김 대표를 통해 공천을 받으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나리오는 말 그대로 정계에서 도는 소문일 뿐 검찰 수사 등에서 밝혀진 바는 없다.
 
한편, 김 대표는 자신이 ‘청와대 문건’의 배후로 지목된 것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반응은 12일 한 인터넷 언론사의 카메라에 포착된 김 대표의 수첩에서 확인되고 있다.
 
당시 김 대표가 손에 들고 보고 있던 수첩에는 “문건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적혀있다.
 
이와 함께 그 상단에는 ‘청와대 문건’ 배후로 자신이 언급된 술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보이는 이준석, 손수조, 음종환, 이동빈 행정관 등의 이름이 적혀 있다.
 
김 대표는 일단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13일 저녁 입장을 내놓고 "수첩의 내용은 얼마 전 모 인사로부터 들었던 얘기를 메모해 놓았던 것으로 내용이 황당해 적어 놓기만 하고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가 본 회의장에서 수첩을 넘기던 중 우연히 찍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대표와 유 의원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의 파장은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원조 친박으로 분류됐으나 지난 중국 출장시 개헌 발언 이후 청와대와 본격적인 각을 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유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를 공언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청와대로서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이른바 비박으로 구성될 가능성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선 의원으로서 언론사들의 카메라가 늘 자신을 비추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김 대표가 수첩내용을 노출시킨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라는 추측에 힘을 싣고 있다. 때문에 이번 사안이 본격적인 당청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 역시 커지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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