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혁신성평가, SC·씨티 '꼴찌'..수십억 패널티 부과
SC 47억·씨티 28억 등 신기보 출연료 더 내야
우수은행은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도 낮아
2015-01-28 17:57:24 2015-01-28 17:57:24
(자료=금감원)
 
[뉴스토마토 유지승기자] 정부가 처음으로 시행한 혁신성 평가에서 신한은행이 1위를 차지한 반면, 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외국계 은행은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성 평가는 정부가 기술 위주의 대출인 기술금융 확산 등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만든 제도로,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은행별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28일 금융위원회는 신제윤 금융위원장 주재로 '2015년도 제1차 금융혁신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지난해 하반기 은행 혁신성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혁신성 평가 지표는 ▲기술금융 확산(40점) ▲보수적 금융관행 개선(50점) ▲사회적 책임 이행(10점) 등 총 100점으로 구성돼 있으며, 반기별로 매년 두차례 결과가 공개된다.
 
◇신한은행 점수 가장 높아..SC은행은 47억 패널티
 
금융위에 따르면 이번 혁신성 평가에서 일반은행 8곳 중 신한은행이 82.65점으로 1위에 꼽혔다. 이어 우리(76.8점), 하나(72.2), 외환(66점), 농협(63.6점), 국민은행(59.4점) 등의 순이었다. 반면, 씨티은행(44.5점)과 SC은행(49.2점) 등 외국계 은행은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지방은행은 7곳 가운데서는 부산은행이 79.2점으로 점수가 가장 높았고, 대구(76.7점), 경남(70.45점), 광주(61.15점), 전북(59점) 등이 뒤를 이었다. 수협(52점)과 제주은행(45점)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평가 결과에 따라 은행들에게는 인센티브와 패널티도 제공된다
 
이번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얻은 신한은행은 오는 3월부터 8월까지 신·기보 출연료에서 70억원을 덜 내게 된다. 우리은행은 23억원, 부산은행은 7억원, 경남은행과 대구은행은 각각 1억원을 삭감받는다.
 
반면, 하위권인 씨티은행은 28억원, SC은행은 47억원, 농협은행은 19억원을 신.기보 출연료로 더 내야 한다. 지방은행에서는 제주은행 5억원, 전북은행 3억원, 광주은행 2억원 등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혁신성 평가 우수은행은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도 낮은 반면, 하위권 은행은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혁신성이 높은 은행의 경우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이 낮아 경영 효율성이 높았다"면서 "혁신성이 높은 은행은 인건비 대비 수익창출 능력도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는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 그룹에 대해서도 평가했지만, 업무의 특수성과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순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 내년부터 은행 직원들에도 기술금융 실적별 '성과급'
 
세부지표별로 보면, 기술금융 확산 분야에서는 일반은행은 신한과 우리은행이 우수한 점수를 받은 가운데 기업지원에서 농협이, 신용지원에서는 외환과 하나은행 등이 강세를 보였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부산은행이 공급규모와 기업지원, 신용지원 등 양적·질적 분야에서 모두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보수적 금융관행 개선 분야에서는 일반은행에서는 신한, 하나, 우리은행이 각 분야별 상위권에 올랐다. 지방은행의 경우 부산·대구은행이 전반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경남·광주은행 등도 세부항목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서민금융과 일자리 창출, 사회 공헌 등 사회적 책임 이행 분야에서는 농협과 외환은행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금융위는 내년부터 혁신성 평가 결과를 은행 임직원 성과 평가에 연동해 은행 직원들의 성과급에도 반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술금융 등의 실적에 따라 행장급을 비롯해 지점장급, 지점 행원들 간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성과급 차이가 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과열된 경쟁으로 인한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술금융 등을 취급할 때 은행 차원에서도 리스크 관리를 하겠지만, 무엇보다 해당 담당자가 건별로 승인 심사를 다뤄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가뜩이나 기술금융과 관련해 직원들에게 면책까지 해주는 상황이라 부실 대출에 대한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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