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높게 설정하는 바람에 시중 은행들의 수익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2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러시아 은행권의 손실 규모가 1조루블(16조21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디스는 "기준금리가 두 분기 이상 12%를 웃돌면 차입 비용이 많아져 국내 은행들의 순이자 마진이 위축될 것"이라며 "은행권의 총 손실은 올해 1조루블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은행권의 순손실 액수인 6000억루블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지난 12월 10.5%이던 기준금리를 17.0%로 전격 인상했다. 지난주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7%에서 15%로 2%포인트나 낮췄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란 지적이다.
중앙은행이 설정한 기준금리가 높으면 시중 은행들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유가 하락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경제 제재까지 겹쳐 러시아 은행들의 재정 상황은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한 해 동안 러시아 은행들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41%나 줄었다.
러시아 정부가 가즈프롬뱅크와 국영 금융업체 VTB 등 은행권에 24억달러를 수혈할 방침이나, 자금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금융권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은행들이 줄도산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중앙은행은 다음달 13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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