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이탈리아와 러시아 정상이 만나 자국에 도움이 될만한 요구를 하나 둘씩 주고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과 러시아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된 시점에서 이탈리아 정상이 이례적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령한 이후 유럽 정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각종 현안을 논의했다.
먼저 마테오 렌치 총리는 푸틴에게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우크라이나와 리비아에서 고유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렌치는 "우크라이나를 사태 때문에 유럽연합(EU)과 러시아의 관계에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지중해에서도 안보 위기가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제사회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역사적인 이유에서도 유엔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더 큰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유럽과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되면 러시아와 정치·경제적으로 긴밀한 공조를 이루고 있는 폴란드 또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나 리비아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 대신 경제 공조와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푸틴은 "이탈리아는 러시아의 특별한 파트너"라며 "유럽 국가 중 가장 중요한 나라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탈리아와 러시아, 유럽과 러시아의 관계는 양쪽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에너지 산업과 항공 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경제 공조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러시아를 덜컥 방문하는 바람에 유럽의 결속력이 느슨해지고 러시아 추가 제재 논의가 흐지부지될 확률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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