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연초 부도 위기에 처했던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카이사 그룹 홀딩스가 채무조정안을 요청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중국 부동산시장의 붕괴를 보여주는 징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 카이사그룹 홀딩스는 해외채무와 관련 금리 감면과 상환기간 연장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회사측은 "지난해말 부채잔액이 650억위안으로 6월말 300억위안에서 두 배 이상 확대됐으며 특히, 이 중 356억위안은 비은행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자들을 더 놀래킨 것은 줄어든 자산이다.
지난해 6월말 109억위안이었던 보유자금이 3월초 19억위안으로 줄었고 이 중 13억위안은 묶여있는 자금이라는 것이다. 실제 현금화할 수 있는 돈은 6억위안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채무 조정안에 대해 우려스러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먼저 보유 자금 상황이다. 카이사그룹은 자금 감소에 대해 중국 당국이 자산을 동결하고 영업을 금지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감소 폭이 과하다는 지적이다.
대폭 늘어난 부채는 더 큰 우려 요인이다. 지난해 12월말 채무잔액은 650억위안으로 6개월전에 비해 무려 2배 이상 확대됐다. HSBC는 보고서에서 "채무 총액이 급작스레 늘어난 것에 대해 매우 놀랐다"며 "재무제표의 정확성에 의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카이사그룹 홀딩스가 청산될 경우 역시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딜로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카이사그룹이 청산될 경우 해외 채권자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달러당 2.4센트에 불과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건을 통해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이 경영난에 빠질 경우 해외채권자의 손실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카이사그룹홀딩스의 채무조정안은 일부 사례에 불과하다며 전체 시장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반박도 나온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관련 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례는 해외 채권자들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회사는 지난 2013년 이후 340억달러에 달하는 돈을 해외에서 조달해왔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은 "이번 일로 중국 부동산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고조될 수 있다"며 "향후 혼란의 여지를 방지하기 위해서 투자자들은 이 같은 사항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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