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금융투자협회가 청와대 출신 전무 영입을 놓고 '정피아(정치권 출신 낙하산 인사)'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노조 측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금투협에 따르면 전날 협회 조직개편과 함께 영입된 한창수 전무는 현 정부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1987년 대우경제연구소를 시작으로 이상득 의원실 보좌관(2001~2008년)을 거쳐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전 정책보좌관(2009~2011년)을 역임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했다.
정치권과 매우 밀접한 그의 이력은 정피아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배경이 됐다.
하지만 금투협 노조는 이번 인사에 대해 예상과 달리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어 의문이 제기된다. 전날 오후 비공개로 열린 조합원총회에서도 낙하산 인사와 관련한 안건은 상정하지 않고 지난해 결산보고와 올해 예산에 대한 안건만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투협 관계자는 "조합원총회에서도 조직개편과 관련해 '낙하산' 얘기가 불거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금투업계가 모두 공감하는 인사인지 검증할 시간도 필요하다. 어설프게 개입해 퇴진을 압박하는 게 과연 실익이 있을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찬 금투협 노조위원장은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업계 안팎에서도 금투협 노조의 반응이 의외라는 점을 꼬집고 있다. 무엇보다 노조가 이번 인사에 대해 아무런 문제 제기나 입장 표명이 없어 노조의 내부견제 기능을 살리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낙하산 인사 문제가 불거지면 의례 불거지는 내부 반발도 없이 노조가 오히려 방관하고 있다는 점이 이례적으로 받아들여 진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정피아 낙하산이 느닷없이 요직을 차지했는데 협회 노조가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침묵은 곧 공감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한편 금투협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회원사가 당면한 문제들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보다 전문화된 서비스 조직으로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무엇보다 대외 정책지원 기능을 강화해 금융투자산업과 자본시장 관련 입법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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