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다음 달 시행을 앞두고 있는 정부의 깡통전세 보호방안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저소득층의 부담이 여전히 큰데다 공급자 우위의 현 전세시장에서 집주인들이 세입자의 반환보증 가입을 꺼려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방안'을 통해 임차보증금 반환보증 지원을 강화하고 오는 5월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
최근 매매가격에 비해 전세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전세가율이 높아지자 계약 종료 후에도 임대인으로부터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전세에 대한 위험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개인에게 적용되는 보증료율을 현행 0.197%에서 0.150%로 24% 가량 감면해주기로 했다. 또 서민·취약계층, 법인에게 적용되는 보증료율도 각각 0.068%포인트와 0.070%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보증금 1억원 가정시 보증료 인하 효과 비교(자료=국토교통부)
정부의 이번 방안에 대해 시장에서는 대체적으로 방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세입자의 부담을 줄이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깡통전세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비책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실효성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S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입자 부담 경감효과는 분명 있을 것이고, 깡통전세에 대한 대비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정부의 이번 방안이 숫자만 바꾸는데 머물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비용을 조금 줄여줬지만 임차인들이 적극적으로 반환보증에 가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며 "소액임차인들은 관리비 몇 만원에도 벌벌 떠는 경우가 허다한데 참여도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공급자가 우위에 있는 현 시장 상황에서는 집주인들이 반환보증 가입을 원하지 않는 경우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주인 동의없이 가입할 수는 있지만 이런 것을 껄끄러워하는 집주인들도 분명 있다"며 "반환보증에 가입하지 않는 것을 계약서에 특약으로 넣는 경우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집주인들에게 전세가격은 부르는게 그대로 시세이고, 세입자는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며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 집주인들은 '너 아니어도 들어올 사람은 많다'는 생각이 있어 '을'인 세입자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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