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정부와 대한주택보증(대주보)이 깡통주택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지켜주기 위해 도입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 출시 한달 동안 겨우 실적 4건에 그쳤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전국 10곳에 불과한 판매망에 있었다.
10일 대주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9월 10일 첫 출시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 실적은 총 8건이다. 판매 첫 달인 9월 단 1건에 그쳤고, 가입 기준을 완화한 이달에도 발급실적은 3건에 불과하다. 여기에 11일 발급 대기 중인 6건을 더해도 10건이 되지 않는다.
전세금반환보증은 깡통전세의 보증금을 대주보가 나서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보증이다. 보증금을 떼일까 걱정하는 세입자나 많은 담보대출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하우스 푸어가 이용할 수 있다.
대주보는 첫 출시 이후 극도로 부진한 판매실적을 보이자 제도 보완에 나섰고 이달 1일 가입요건을 완화했다.
출시 당시 집주인의 인감증명날인 및 제출 등 사전동의를 필수조건으로 했다. 하지만 집주인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드러남에 따라 집주인에게 채권양도를 통지하는 방식으로 보증취급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또 집주인의 담보대출 제한을 기존 LTV 50% 이내에서 60% 이내로 상향조정해 보증대상을 확대했고 보증신청기간도 기존 입주 후 3개월에서 1년 이내로 완화했다.
이와 함께 LTV 수준에 따른 보증료 할인할증도 도입했다. 선순위 채권금액과 전세보증금 합산액이 주택가액의 70~80% 이내인 경우 5~10%의 보증료 할인을 적용키로 했다.
하지만 가입 요건 완화 후 9월에 비해서는 판매가 늘었지만, 하루에 한 건도 안되는 판매실적으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가입 요건 완화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기대치 이하의 실적을 기록하는 이유로 좁은 판매망에 따른 소비자의 이용 불편이 첫 손에 꼽힌다.
대주보는 서울 4곳 포함 전국 10개 지점에서만 전세금반환보증을 판매하고 있다. 접근 불편을 감수하고 보증을 이용하기에는 상품이 가진 매력이 약하다.
대주보 관계자는 "의정부 세입자가 보증에 가입하고 싶다면 종로의 북부지사까지 내려와야 한다"며 "전국에 10개의 지사가 있는데 이용하는데 불편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주보 본사 및 지사 위치도(자료=대주보 홈페이지)
대주보는 협소한 판매 유통망 확대하기 위해 시중은행과 판매 위탁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지난 8일 대주보는 900여개 지점을 가진 우리은행과 위탁 판매를 위한 협의를 가졌지만 우리은행측은 위탁판매에 따른 수익이 없고, 금융감독원 등 지시기관의 상품승인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과의 위탁 판매 무산으로 현재 대주보는 판매망 확대 대신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통한 중개업소 안내문 발송, 인터넷 포털 홍보 등 상품 정보 전달 강화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다만 12월이면 인터넷을 통한 보증 신청이 가능해져 소비자 접근성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주보는 인터넷 보증 신청 서비스 구축을 위한 용역을 맡겼으며, 12월 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주보 관계자는 "여건상 은행 위탁 판매는 어려움이 있어 중개협회와 부동산 관련 업체를 통한 홍보를 강화하는 수 밖에 없다"면서 "12월 인터넷 신청 서비스를 실시될 예정으로 이후부터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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