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손실 등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상장사들이 최근 잇따라 퇴출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엠비성산, 모보, 에이엠에스 등 코스닥 3개 상장사에 대해 4개월~1년의 개선 기간을 부여하고 상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들 3개사는 4일부터 매매 거래가 재개된다.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관련 손실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엠비성산과 모보를 비롯해 에이엠에스는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 탓에 자본이 잠식돼 퇴출 대상으로 지목됐었다.
엠비성산은 작년 파생상품거래손실이 176억원(자기자본의 33.34%)으로 자본잠식률이 83.1%에 달했고, 모보도 같은 사유로 자본잠식률이 274.1%를 기록했다.
에이엠에스는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엔화 환율상승으로 81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자본잠식률이 109.3%에 달했다.
거래소 측은 "환율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빼면 3개사 모두 자본잠식으로 인한 퇴출 사유를 해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달 9일에는 키코 손실로 자본잠식 상태인 심텍[036710]에 대해 상장을 유지하기로 하고 개선기간 2년을 부여했다. 심텍은 지난해 매출액의 절반에 가까운 2022억원의 키코 평가손실로 자본이 전액 잠식돼 `상장폐지 우려기업'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키코 손실로 인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이른바 키코주(株)들은 태산엘시디, 심텍, IDH, 에스에이엠티, 모보, 엠비성산, 사라콤 등 7개사다. 이 중 심텍, 모보, 엠비성산은 상장이 유지됐고, IDH는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의견 거절 사유를 해소하지 못해 추가 퇴출이 확정됐다.
나머지 태산엘시디, 에스에이엠티, 사라콤은 모두 상장폐지 이의신청을 신청했으며, 늦어도 이달 중순 상장위원회에서 구제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키코 관련 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구제해주는 것은 아니다"며 "환율효과뿐 아니라 자구이행 계획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개별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정부의 환율변동 손실기업 구제방침에 따라 대부분의 키코주들이 퇴출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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