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실적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감이 현실화 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BC와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은 지난 1분기 달러 가치가 9% 가까이 급등한 가운데, 예상보다 달러 강세가 기업들의 실적에 미친 영향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CNBC는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지수 기업 201곳 가운데 1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기업은 47%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나머지 53%는 전망을 밑도는 실적을 공개한 것인데 만약에 이러한 트렌드가 지속된다면 올해 1분기는 2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액이 전망에 못미치는 기업수가 절반이 넘게 되는 셈이다.
또 지금까지 발표된 기업들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5% 감소했다. 이는 이번 어닝시즌 시작전 전망했던 2.6% 감소보다도 더욱 악화된 수치가 나온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 역시 자체 분석 결과를 인용해 달러 강세로 1분기 미국 대기업들의 매출 201억달러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FT는 달러 영향을 빼면 이들 기업의 매출이 2.6% 늘어났을 것이고 특히 금융기업들을 제외한 기업들의 매출은 3% 이상 늘어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매출 감소는 미국 대표 기업들의 실적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구글은 전문가 예상에 못 미치는 매출을 공개했는데 환율의 영향을 제외할 경우에는 매출이 17%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맥도날드 같은 경우에는 매출이 11% 줄어들었고 프록터앤갬블(P&G) 역시 매출이 7.6%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좀 더 구체적으로 강달러로 인한 캐터필라의 매출 손실액은 127억달러에 달했고 골드만삭스의 매출 손실액 역시 106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와 같은 매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순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기업은 73%에 달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는 개선됐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지만, CNBC와 FT는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기업의 수요가 늘어나 성장이 나타나면서 순익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비용 절감 등의 노력으로 순익이 개선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짐 루오리오 TJM인스티튜셔널서비스 트레이더는 "이번 어닝시즌부터 달러화 강세가 매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들이 환리스크를 잘 헤지하지 못한다면 주가는 큰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댄 켈리 피델리티 포트폴리오매니저 역시 "환율이 다국적 기업에 강력한 역풍으로 작용했다"며 "기업들은 구조조정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우성문 기자(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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