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현민기자]신종인플루엔자 A가 결국 통상마찰로 비화되고 있다. 캐나다가 중국이 취한 캐나다산 돼지고기 수입 불허에 대해 정식으로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겠다고 이미 천명했고 멕시코도 자국산 돈육 수입을 금지하는 8개 나라에 대해 정식으로 WTO에 각국의 해명을 요구겠다고 밝혔다. 결국 합당한 이유가 아니라면 수입불허가 통상질서를 위배하는 불공정행위임을 부각시키려 하는 수순이다.
문제는 이들 나라들이 돼지고기 수출로 인해 자국의 양돈업계의 피해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캐나다는 한 해 약 150억 달러 수준의 돼지고기를 수출하고 약 4만 5천명의 국민이 양돈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수출의 판로가 막히고 국내 사정도 신종인플루엔자 발병으로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활로를 찾지 못한다면 생사의 기로에 서는 셈이다.
당초 이 신종 병원체의 이름을 돼지인플루엔자(SI)로 명명했던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러한 파장이 각국 경제에 미치는 우려가 커지자 신종인플루엔자가 돼지로부터 연관성은 확인된 바가 없다라고 재 정정을 공식화했다. 멕시코의 경우 양돈업계 뿐만 아니라 관광, 항공, 운수, 레저, 숙박업 등 신종인플루엔자 사태로 인한 경제 피해는 최소 규모로 봐도 22억 달러 수준에 달한다고 지난 5일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재무장관이 직접 발표한 바 있다.
WTO도 매우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통상질서를 해할 목적이 아닌 금수조치에 대해 당사자간 해결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 건강과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니 만큼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수역사무국(OIE) 등 공신력있는 신뢰기관의 보증하는 내용을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논란은 인체에 감염된 인플루엔자가 돼지와 접촉할 경우 돼지에게도 이 신종인플루엔자가 전파된다는 부분이다. 이는 신종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다루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옮길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우려이다. 각국 정부로써는 의심이 가는 위해 요소가 있는만큼 자국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수입 금지조치는 당연한 귀결이라는 주장이다.
캐나다, 멕시코, 미국 등 돈육 수출국들은 수입을 금지하는 각국 정부에 대해 이를 시정하라는 요구는 그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전히 신종인플루엔자의 불안이 남아있는만큼 각국간 이해마찰의 소용돌이는 아직 미제로 남아있다.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