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는 10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과거 ‘삼성 X파일’ 수사를 지휘하면서 공정한 법집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총리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황 후보자는 (‘X파일’이) 불법도청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수사단서가 되지 못하고, 증거도 되지 못한다고 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판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남의 집에서 도둑질한 도둑이 훔친 물건 중에 마약이 나왔다면 그 집에 왜 마약이 있었는지 수사해야하지 않겠나”라며 “그런데 마약을 수사하면 그 집이 이중으로 피해본다고 사건을 덮은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전 대표는 “(황 후보자는) 불법도청한 사람과 수사를 촉구하고 이를 보도한 사람만 처벌하고, 문제제기된 이들(떡값검사 등)에 대해선 일체 수사를 하지 않았다”며 “거대권력에 의한 비리사건을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사하지 않음으로써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하락했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인 이유”라고 질타했다.
앞서 황 후보자는 지난 2005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 시절 소위 ‘삼성 X파일’로 불리는 국가정보원 도청사건 수사를 총괄했다. 문제의 X파일에는 삼성이 특정 후보에게 대선자금을 제공하고 정·관계 인사 및 검사들에게 지속적으로 ‘떡값’을 주고 관리한 정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수사팀은 삼성 쪽 인사들을 불기소 처분했고, ‘떡값 검사’로 지목된 검사들도 무혐의 처리했다. 반면 관련 내용을 폭로했던 노 전 대표와 언론인들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그 결과 노 전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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