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에 출연한 배우 박보영.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박보영이 미스터리 스릴러물로 돌아왔다. 18일 개봉하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은 외부와 단절된 1930년대 경성의 기숙학교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영화다. 박보영은 사건의 중심이 되는 주란 역을 맡았다.
올해 스물 다섯 살이 된 '국민 여동생' 박보영은 앳된 외모 탓에 여전히 소녀 이미지가 강한 배우다. 이번에도 교복을 입고 여고생 역할을 연기했다. 하지만 폭넓은 감정 연기를 통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한층 성숙한 연기력을 뽐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시대적 배경이 독특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캐릭터가 수동적이지 않아 좋았죠. 감정적으로 힘들고 부딪히는 부분이 있겠지만 그것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에는 많은 신예 배우들이 출연한다. 박보영도 어느덧 후배들이 하나, 둘 늘어가는 선배 배우의 입장이 됐다. 박보영은 "그런 상황이 굉장히 어색하다"며 웃었다.
"현장에서 저보다 어린 스태프들이 이제 좀 생기기 시작했어요. 선배님이라고 하지 말고 그냥 언니라고 불러달라고 해요(웃음). 현장 경험이 적어 기술적인 부분을 잘 모르는 후배들에게 이것저것 알려주는 편이죠."
그러면서 "연기할 때 부담은 좀 있었다"고 덧붙였다.
"제가 연기하면 후배들이 앞에서 보고 있어요. 감정 연기를 하고 나면 박수를 치면서 자기들끼리 '지금 언니 울었어, 봤어?'라고 하기도 하고요. 제가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하죠."
박보영은 자신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소녀 이미지를 억지로 벗어던지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지금 제 나이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소녀 역할 아니면 훨씬 성숙한 역할이에요. 그런데 제가 생각할 때는 차라리 소녀스러운 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갑자기 멜로를 하거나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면 받아들이는 사람도 적응이 잘 안 될 것 같거든요."
그는 "예전엔 빨리 나이를 먹고 서른이 되고 싶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만약 서른이 되면 안정적인 작품만 할 것 같다. 그 전에 많은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보시는 분들도 저에 대해 조금씩 다르게 생각을 하시겠죠. 저만의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저에 대한 다른 분들의 생각도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캐릭터와 이미지에 변화를 주고 싶어요."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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