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정부가 경기 회복을 자신하고 있지 못한 것은 미국 경기 때문이다.
미 경기가 예상외로 심각하다는 진단이다. 정부는 미 경기 비관론의 진앙지로 이른바 `그림자 재고(Shadow Inventory)를 지목했다.
◇ 美 그림자 재고가 복병
그림자 재고란 미 부동산시장에서 아직 매물로 나오지 않은 은행의 압류주택을 의미한다. 실제 은행에 압류되었지만 시장에서 압류물량을 소화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거나 대규모 매물로 인한 가격폭락을 방지하기 위해 매매리스트에 포함시키지 않은 압류 주택이다.
토마토TV가 단독 입수한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아직 매물로 나오지 않는 그림자 주택이 전체 압류주택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결국 이 재고가 주택 가격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다소 주춤해지긴 했으나 주택 가격은 주택가격 조사를 시작한 1987년이후 최대 폭의 가격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이후 일부지역에서 회복기미를 보이곤 있지만 "주택시장이 아직 바닥을 지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추가적인 자산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 위기극복 "시기상조"
드러내지는 않지만 정부는 최근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경기 회복론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지표가 기대만큼 회복 신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일부 경제지표는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전체 산업생산지표는 지난해 11월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특히 지난 3월 광공업 생산은 오히려 지난 2002년이후 7여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불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은 동반 부진을 거듭하며 실제 생산 가능량을 가늠하는 설비 가동률도 통계작성이후 최저수준까지 급락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일제히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각각 -1.7%, -1.3%로 내다보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경제가 잠재성장률 이하로 성장하는 디플레이션 갭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확대된 재정·금융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유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경기가 진정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저조한 수준"이라며 "정부의 판단이 맞는 것 같다. 다만 자산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한 조절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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