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연구원이 발표한 20·40대상 정책체감도 조사결과는 정부정책에 대한 체감효과가 너무 낮아 문제가 크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어떤 정책도 국민들의 호응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정책이해도와 정책효과의 체감은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번 발표된 조사내용 가운데 4대 부문 국정개혁 추진을 알고 있다는 집단에서는 “정책추진이 잘못되고 있다”는 응답이 33.3%에 불과했지만 4대 개혁 내용을 모르는 집단에서는 55.6%가 “정책을 잘 못 추진하고 있다”는 부정적 응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국정개혁 추진 여부를 잘 모르면 ‘정책효과가 없다’는 부정적인 답이 많이 나온다는 얘기다. 정책 이해도가 높으면 효과도 크다. 국정홍보의 중요성을 수치로 웅변해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정책에 대한 이해도와 체감도가 낮은 이유는 정책 프로세스에 있다.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바로 정부가 중심이 되어서 정책을 구상하고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 정책 프로세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홍보지침’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정책으로 확정되지 않거나 관련 부처 간 이견이 정리되지 않은 사항을 공개하거나 발표하여 부처 이기주의 등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 ‘정책홍보지침’의 문제점은 바로 정책홍보의 목표가 정부가 확정하고 수립한 정책을 알리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의 주인은 더 이상 정부가 아니다. 정책의 주인은 국민이다. 정책의 주도권을 정부에게서 국민에게로 넘겨주는 정책 프로세스의 혁신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정책 프로세스는 정부가 정책 수립 이후에 비로소 정책을 알리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일방향적 정책 프로세스를 버리고 정부 정책프로세스를 전략적 소통(strategic communication)의 단계로 한 단계 끌어 올려야 한다.
새로운 정책프로세스에서는 정책은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국민들은 어떤 정책이 자신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더 낫게 만들어 주는지에 대해서 알기를 원한다. 정책을 알리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이 국민자신들에게 어떤 혜택이 있는지를 알리려고 노력해야 하며, 국민이 정책의 혜택을 알고 이해하고 제대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책홍보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한상만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장
한상만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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