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자영업자들을 위한 공공 전자금융보조사업자(VAN)사 설립이 추진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상직 의원은 최근 선불카드 미사용잔액을 재원으로 공공 VAN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신전문금융협회가 설립한 기부금관리재단이 미사용잔액을 기부받아 VAN 사업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중소가맹점의 높은 수수료율은 과거부터 지적돼온 문제다. 신용카드 수수료는 가맹점이 카드사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카드사가 결제건수에 따라 VAN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로 나뉘는데, 카드사 수수료에서 VAN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7.2%에서 지난해 12.0%로 늘었다.
이런 상황의 직접적인 원인은 소액결제 증가다. 가맹점에서 결제가 발생했을 때 카드사는 금액에 비례해 수수료를 징수하고, VAN사는 금액에 관계없이 카드사로부터 건당 50~120원의 수수료를 챙긴다. 소액결제가 늘면 카드사는 손실을, VAN사는 이익을 보는 구조다. 결국 카드사는 건당 결제금액이 적은 중소가맹점으로부터 더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VAN사의 수수료 책정 기준이다. 소액결제에 대한 VAN 수수료가 줄어든다면 중소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도 인하될 여지가 생기지만, 오히려 VAN 수수료는 중소가맹점에서 더 비싸다. 이는 VAN사들이 결제건수가 많은 대형가맹점들에 대한 수수료를 깎아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형가맹점 유치를 위한 리베이트 비용까지 중소가맹점들에 전가되고 있다.
이렇게 중소가맹점에 80~120원, 대형가맹점에 50~70원의 VAN 수수료가 책정되면서 일반가맹점은 2.7~3.0%, 대형가맹점은 1.7~1.9%의 카드 수수료를 내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돼버렸다.
이 의원은 공공 VAN사가 설립될 경우 중소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가맹점에 대한 리베이트나 특혜 없이 수수료를 책정하면 중소가맹점에 대한 VAN 수수료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전체 신용카드 수수료도 인하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특히 중소가맹점 유치를 위한 공공 VAN사과 일반 VAN사 간 시장경쟁이 활성화하면, 이로 인한 수수료 인하 효과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이상직 의원(자료사진). 사진/뉴스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