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농협중앙회 비리 의혹과 관련, 자회사와 협력업체 간의 거래 과정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농협유통과 NH개발이 하청업체에 발주를 주고, 그 대가로 뒷돈을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연휴 기간인 지난 15일 NH개발 협력업체인 한국조형리듬종합건축사무소 실소유주 정모(54)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정씨는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NH개발이 발주한 각종 시설공사 20여건의 사업비를 부풀려 차액을 챙기는 수법으로 50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무소와 농협유통, NH개발이 유착 관계를 통해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수주를 받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조형리듬종합건축사의 고문으로 최원병(69) 농협중앙회 회장의 동생이 재직하고 있는 만큼 계약 관계에 최 회장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씨를 상대로 한 조사에 따라 최 회장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농협경제지주가 100% 출자한 핵심 계열사로 서울시내 22개 하나로마트·클럽을 관리하는 농협유통은 점포의 시설공사를 독점 형태로 NH개발에 맡기고, NH개발은 협력업체에 재하청을 주고 있다.
이에 농협유통은 "시설공사 대부분을 시공사인 NH개발과 직접 계약한 것은 사실이나, 하청업체는 NH개발에서 선정해 농협유통은 관련이 없다"며 "납품업체 선정과 운영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비자금을 조성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농협중앙회로부터 특혜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리솜리조트그룹 본사 등 5곳을 압수수색한 이후 이번 수사를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검찰이 지난달 29일 오후 농협중앙회로부터 거액의 특혜성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 리솜리조트 본사에서 압수수색한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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