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실적발표 시즌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난 1분기 '깜짝 실적'을 냈던 정유업계가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시장의 의견은 정유업계가 지난 1분기 지난해 4분기에 극명히 비교될 실적을 낸만큼, 2분기 실적이 이에 미치기는 힘들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지난 1분기 국내 정유업계들은 40~50달러선에 머물렀던 안정적인 국제 유가, 고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수출 부분에서 호황을 누렸지만, 2분기부터는 유가가 70달러대로 급등하고 환율 효과마저 사라지면서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눈에 띄는 요인들이 없다.
국내 1위 정유업체인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실적 발표가 한달 정도 남아 있어 아직 정확한 전망을 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유가 급등과 여기에 못미치는 제품 가격 상승폭으로 1분기보다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GS칼텍스 관계자도 “원유를 정제하는 단순 정제마진은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었지만, 주요 수익원인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고도화 시설에서 나온 휘발유와 경유값 마저 유가 상승폭에 못미치면서 정제 마진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이런 전망에 대해 조승연 LI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유가 상승폭에 못 미쳤던 제품값 원인에 더해 난방수요나 냉방수요가 거의 없는 2분기의 계절적 특성상 정유업계는 1분기에 비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국내 정유회사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디젤의 경우 세계적 산업 위축으로 매출 감소폭이 더 컸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석유 부분의 실적을 화학부분이 어느 정도 상쇄해, 1분기 대비 실적 감소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대표적인 신흥시장 중국에서는 화학분야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전제품과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보여 석유부분의 상대적인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지난 1분기 국제 유가가 40~50달러 선일 때 국내 정유업계가 수입한 원유 중 일부 남아있는 물량으로 2분기에 제품을 생산한 경우 최근의 유가 급등세를 반영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제품값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2분기 실적 전망을 밝게하는 요인이다.
조승연 책임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 확산으로 산업수요가 급증하는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전체로 봤을 때 국내 정유업계의 실적은 1분기 고점을 찍고 2분기 잠시 쉬었다가 하반기 다시 고점을 향해 달려가는 모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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