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최근 Mnet '쇼미더머니4'를 통해 힙합곡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죠. '쇼미더머니4'가 일으킨 힙합 열풍을 이어갈 새 앨범이 나왔는데요. 래퍼 버벌진트가 그룹 팬텀의 산체스와 함께 31일 프로젝트 앨범을 내놨습니다. 두 사람은 '여자'를 주제로 만들어진 총 7곡을 이번 앨범에 실었는데요.
◇버벌진트와 산체스가 미니앨범 '여자'를 발매했다. (사진제공=브랜뉴뮤직)
타이틀곡은 두 곡입니다. '페이보릿'(Favorite)과 '귀아래'인데요. 두 곡이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깁니다.
‘페이보릿’은 지난 2007년 버벌진트가 발표했던 같은 제목의 노래를 재해석한 곡입니다. 2007년 당시엔 다이나믹듀오가 피처링에 참여해 버벌진트와 호흡을 맞췄는데요. 이번엔 산체스가 참여해 새로운 색깔의 '페이보릿'을 탄생시켰습니다. 원곡과 같은 주제를 펑키한 느낌으로 풀어냈는데요.
각종 노래의 피처링에 참여하며 보컬 실력을 인정 받았던 산체스는 이번에도 실력 발휘를 합니다. 가성과 진성을 넘나들며 가창력을 뽐내는데요. 버벌진트와 산체스가 호흡을 주고 받으면서 곡 전체를 이끌고 나가는 전개 방식이 돋보입니다.
그리고 감성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감성 래퍼' 버벌진트는 "삶이 내게 준 선물이야. 이런 느낌은 너뿐이야", "너희 부모님께 감사해 일단. 가만히 바라보는 게 어려워, 케익 앞에 선 어린아이가 아마 이 상태일까?"라는 가사로 여자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냈습니다. "AOA의 초아처럼, YOU you're my favorite"이란 가사에서 걸그룹 AOA의 멤버 초아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이 재밌습니다.
'귀아래'는 걸그룹 EXID의 LE가 피처링에 참여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 곡입니다. EXID는 지난해 '위아래'로 각종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을 하면서 신드롬을 일으켰죠. '귀아래'는 "위 아래 위 위 아래"라는 '위아래'의 훅(Hook)을 차용한 노래인데요.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아슬아슬한 수위의 가사가 담겨 있습니다. 국내를 대표하는 실력파 여성 래퍼 LE가 버벌진트, 산체스와 함께 인상적인 호흡을 만들어냈는데요.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을 만한 섹시한 노래가 탄생했습니다.
이번 앨범에는 LE 외에도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했습니다.
가수 스텔라장이 피처링을 맡은 '다른 그림 찾기'는 특별한 누군가의 등장에 의해 삶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해 노래한 달콤한 분위기의 곡인데요. "어딘가 변했대, 사람들이 다. 처음엔 몰라봤대. 길었던 머리를 짧게 자르니까. 이제 훨씬 사람같대. 아무렇게나 입고 다니던 옷차림도 이젠 꾸민 티가 나 제법"이라는 가사가 실렸습니다.
버벌진트는 지난 2월 Mnet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여성 래퍼 제시, 치타와 함께 '마이 타입'(My type)이란 노래를 발표해 사랑을 받았죠. 그리고 5월엔 산체스, 다비치의 강민경과 함께 이 곡의 새로운 버전인 '마이 타입 2'를 발표했는데요. 이번 앨범엔 '마이 타입'의 또 다른 버전인 '마이 타입 2.5'가 실렸습니다. 강민경이 이번에도 피처링에 참여했는데요. '마이 타입 2.5'엔 산체스의 랩 파트가 새롭게 포함됐습니다.
그리고 범키가 피처링에 참여한 '싫대'는 지난 6월 싱글의 형태로 발매됐던 곡인데요. 힙합에 대해 전혀 모르는 '힙합 문외한'과 힙합 뮤지션 간의 충돌을 남녀 관계에 빗대 표현해낸 노래입니다. "사실 힙합 자체가 싫대. 방송에 나와 허세 부릴 때", "쇼미더머니 얘기에 취해 술잔을 기울이는 것도 내겐 이해 불가능", "뮤직비디오에서 많은 래퍼들이 랩할 때 왜 옷을 입다만 여자들이 등장하는데?" 등의 위트 있는 가사가 인상적입니다.
버벌진트는 '쇼미더머니4'에 프로듀서로 출연했을 당시 참가자 한해와 블랙넛에 대한 합격 판정을 번복해 '번복진트'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기도 했었죠. 이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섰었는데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전곡의 작사, 작곡을 맡으면서 음악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뽐낸 버벌진트가 자신이 왜 최고의 힙합 뮤지션 중 한 명으로 꼽히는지를 증명해 보였습니다. '쇼미더머니4'로 인한 논란을 잊게 만들 만한 완성도 있는 앨범입니다.
< 버벌진트X산체스 '여자'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번복진트'는 잊으시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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