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통합 삼성물산이 공식 출범 하루를 앞두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탄생할 통합 삼성물산은 그룹에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통합
삼성물산(000830)은 1일 공식 출범을 시작으로 오는 2일 대표이사 선임 등 안건 의결을 위한 첫 이사회를 개최한 후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합병을 통해 2014년 말 기준으로 매출 33조7000억원, 총자산 39조7000억원의 거대기업으로 거듭났다. 매출액과 자산규모 면에서
삼성전자(005930)와
삼성생명(032830)에 이어 그룹의 주축회사로 올라섰다.
삼성물산은 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과 주주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 매출 60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 &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터'를 비전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은 B2B 사업의 지속 성장과 글로벌 리더십 확보, 신성장동력 확보 등 세 가지 성장 방향을 수립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탄생한 통합 삼성물산 출범을 하루 앞 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본사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 뉴시스
무엇보다 합병을 통해 바이오사업에 적극 참여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오퍼레이션 역량을 활용해 해외진출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주주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 투명하고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6월30일에는 주주친화 추진방향 구체화 방침을 발표했다. 거버넌스 위원회와 CSR위원회 등을 신설해 이사회 승인을 거쳐 조만간 가시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사업적으로는 당분간 건설과 상사, 패션, 리조트·건설 등 4개 부문을 유지한다. 각 사업별로 성격이 달라 물리적인 통합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연말 사장단 인사 전까지 최치훈 사장(건설), 윤주화 사장(패션), 김신 사장(상사), 김봉영 사장(리조트·건설) 등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조직에는 일부 변화가 있다. 통합 후 삼성물산은 전사 조직을 신설하고, 4개 부문의 CEO가 참석하는 시너지 협의회를 운영하는 등 시너지 창출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합병 삼성물산의 간판은 한 곳이 아닌 세 곳에 동시에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초사옥에는 삼성물산 건설·상사부문 사업부가 입주해 있으며, 태평로 사옥에는 삼성에버랜드 시절부터 제일모직의 건설·리조트 부문이 자리하고 있다. 제일모직 패션부문은 지난 24일 종로구 수송동 사옥에서 강남구 도곡동 군인공제회관으로 이전을 마쳤다.
자료/ 삼성물산
안정화 작업을 거쳐 통합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패션, 레저·식음, 바이오 등 5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우선 건설 부문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각자 운영하던 사업이 통합 후 한 곳으로 합쳐지기 때문에 구조조정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향후 글로벌 설계·조달·시공(EPC) 역량과 조경 및 에너지 절감 등의 특화된 경쟁력을 결합해 수주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꾀할 예정이다.
상사의 경우 섬유와 식량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민자발전(IPP) 및 에너지저장(ESS) 등을 중심으로 오거나이징 사업에서 관계사 협업을 주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패션은 상사 부문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활용해 SPA사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스포츠웨어 사업 인수합병(M&A) 및 IT 액세서리 등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식음 부문은 해외사업을 본격화하고, 레저부문은 설계와 시공, 운영 역량을 결합해 세계적인 체류형 복합 리조트를 실현할 예정이다. 국내외 복합 리조트 및 복합개발 사업 수주도 확대한다.
바이오 부문의 경우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밀러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바이오로직스 지분 51.2%를 확보해 바이오 사업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 투자효율을 제고하고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활용한 사업 확대로 지속 성장을 실현할 예정이다.
현재 거래가 정지된 구 삼성물산 주식은 제일모직 주식으로 교부돼 다음달 15일부터 거래될 예정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합 삼성물산은 내부적으로 합병 시너지를 정당화하는 로드맵을 구상하고, 비대해진 조직 재구성에 집중할 것"이라며 "삼성물산이 재상장되는 15일까지는 펀더멘털과 지배구조 개편 이벤트보다 수급 요인이 제일모직 주가를 움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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