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국내 대기업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가운데, 제조업 부문 매출액은 12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조선업계 부진 영향이 컸다. 반면에 원자재 수입 가격 하락 효과로 기업의 수익성과 안정성 지표는 다소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5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외부감사법 적용대상 법인기업의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1분기(-4.7%)와 비교하면 다소 개선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부진하다는 평가다.
매출액 감소는 대기업 중에서도 제조업 부문이 두드러졌다. 제조업 부문 대기업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줄면서 관련 통계를 작성한 지난 2003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1분기(5.5%)와 비교해도 감소폭은 더 커졌다.
박성빈 한국은행 기업통계팀장은 "석유, 가스, 철광석 같은 원자재 가격 하락이 수출 가격 하락을 불러오면서 수출 대기업의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중소기업 매출액은 1분기(-0.6%) 감소세에서 2분기(2.0%) 증가세로 돌아섰다. 기업 규모별로는 제조업(-6.3%)과 비제조업(-1.3%) 모두 전분기에 이어 하락세가 이어졌다.
업종별로 보면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화학(-15.9%), 전기가스(-11.4%), 금속제품(-6.6%)의 매출액 감소세가 컸다. 반면에 섬유·의복(5.8%), 가구 및 기타(4.2%), 식음료·담배(2.8%) 등은 증가했다.
수출가격보다 수입가격이 더 많이 하락하면서 원자재가격 하락이 기업 수익성에는 도움이 됐다.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다. 이는 2분기 1000원어치의 상품을 팔았다면 56원의 수익을 남겼다는 의미다.
부문별로 보면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제조업(5.6%)과 비제조업(5.6%)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제조업의 경우, 석유·화학업종이 정제마진 증가와 국제유가가 전분기보다 오르면서 재고평가이익이 늘어난 영향으로 8.7% 상승했다. LNG가격 등 원료비 하락으로 전기가스업도 9.3% 증가했다. 반면에 조선업종의 부진으로 운송장비는 2.6% 감소했다.
매출액이 줄고 수익성이 늘어난 것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컸다. 박성빈 기업통계팀장은 "2분기중 생산자물가는 3.6%, 수출물가는 3.9% 각각 감소한 반면, 수입물가는 15.2% 급감해 수출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줄었다"며 "국내외에서 파는 가격(생산자물가·수출물가)보다 사는 가격이 더 떨어지면서 수익성은 되레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장기채무상황능력을 보여주는 안정성은 개선됐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전분기 105.7%와 27.0%에서 104.2%와 26.9%로 하락했다. 다만 조선업종 부진으로 운송장비는 135.1%에서 139.0%로 안정성이 악화됐다.
부채비율은 대기업(98.0%→96.4%)과 중소기업(153.5%→152.1%) 모두 낮아졌으며, 이자보상비율도 수익성 개선과 금리 인하 여파로 지난해 2분기 356.23%에서 올해 426.43%로 크게 개선됐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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