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존치' 갈등, 변협-한법협 전면전으로 비화
한법협, "공식 감사청구·하창우 회장 형사고발"
대한변협, "공약사항 이행…법적문제·차별 없어"
2015-10-12 00:54:46 2015-10-12 00:57:55
’사법시험 존치(사시존치)’를 두고 불거진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와 한국법학전문대학원법조인협의회(회장 김정욱)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지고 있다.
 
김정욱 한법협 회장은 11일 대한변협 산하 사시존치TF가 정치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 제기와 함께 정식 감사 청구를 추진하고, 하창우 협회장에 대한 탄핵과 형사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최근 언론을 통해 확인된 사시존치TF 내부 문건에 따르면 변호사 회비중 상당액을 사시존치를 통한 로스쿨 변호사 공격에 충당하고 있다”며 “사시존치를 반대하는 회원들이 상당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은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또 “변협은 변호사들이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강제가입 단체로, 등록과정에서 획득한 민간정보의 경우 목적에 따라 허락을 받고 수집 내지는 처리해야 한다”며 “강제가입된 변호사들 정보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사시존치를 위한 ‘의혹던지기’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명백히 자료수집 목적에서 벗어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지난 보궐선거에 적극 개입해 사시존치를 위한 '국회 전진기지'를 확보하고 변호사로부터 기부 받아 사시존치 활동을 하는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으로 내자는 내용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법협의 대한변협과 하 회장에 대한 대응은 회계와 직무감사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고발 등 투트랙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우선 이번주 중 대한변협 감사들에게 감사 청구를 촉구하고 형사고발 부분은 법률 검토를 더 거친 뒤 제기할 것”이라며 “이미 공개된 문건만으로도 충분히 증거는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 지적대로 형사고발 부분은 법리적으로 여러 쟁점이 있을 수 있지만 감사청구는 직접적으로 대한변협과 하 회장, 사시존치 활동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현재 대한변협 감사는 3인으로, 감사 전원이 동의해야 하며 감사결과는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김 회장은 이사회 뿐만 아니라 내년 초에 열릴 총회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 한다는 방침이다. 
 
한법협 관계자는 "웬만한 내용은 상임이사회에서 논의가 이뤄지지만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대의원들이 하는 총회가 최종 의결 기구인 만큼, 총회에서 사임요구 등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법협은 법적, 공식적 대응을 추진하는 한편 대한변협측의 진지한 해명과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변협이 명확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이 숨기기로 일관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대한변협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하 회장이 현재 받고 있는 선거법 위반이나 개인정보법 위반 등 혐의 중 어느 것 하나 위반 사실이 없다. 깨끗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시존치를 위한 TF를 만든다는 것은 지난해 하 회장이 후보자 시절 낸 선거공약에 포함돼 있었다"며 "(하 회장의 지난 행보는) 다수 회원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일 뿐, 로스쿨 출신에 대한 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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